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장문영 교수는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와 함께 난청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난청 동물 모델(쥐)을 이용해 난청이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정상 청력인 동물과 난청이 있는 동물에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amyloid-β·Aβ)을 투여했다. 이때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양은 뇌 손상을 유발하지 않으나 뇌가 위험 인자에 취약해질 정도로 소량만 투여했다.
총 4개 그룹으로 나눠 (정상 청력 그룹·정상 청력에 Aβ투여 그룹·난청 그룹·난청에 Aβ투여 그룹) 실험을 진행한 뒤 뇌 영역 특이 인지기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난청이 있으면서 Aβ투여를 한 그룹에서만 해마가 관여하는 인지기능이 다른 그룹에 비해 30~85%가량 유의하게 저하됐고, 나머지 세 그룹에서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이 그룹의 경우 나머지 세 그룹보다 뇌 영역 중 기억을 관장하는 핵심 영역인 해마의 시냅스 수치가 다른 그룹에 비해 30~40%가량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여러 역학적 연구들을 통해 난청과 알츠하이머 치매 사이의 상관관계가 제시돼 왔으나 생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난청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점과 난청이 해마의 시냅스를 뇌 손상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기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장문영 교수는 "나이, 가족력 등 이미 치매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인자들과 달리 난청은 보청기, 인공와우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며 "이는 위험인자 조절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SCI국제저널인 '뇌행동연구' 저널 온라인상에 실려 오는 2019년 10월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