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영이 '열여덟의 순간'을 통해 철부지 선생 최적화 모드를 작동하며 인간미를 뿜어내고 있다. 보면 볼수록 호감 지수를 높인다.
강기영은 지난해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내 뒤에 테리우스'로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인정받으며 그 해 MBC 연기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런 그가 택한 차기작은 바로 JTBC 월화극 '열여덟의 순간'이었다. 데뷔 처음으로 선생 역할에 도전, 그만의 다채로운 캐릭터사(史)를 예고했다. 극 중 강기영은 철부지 초짜 선생 오한결 역으로 등장했다. 지난 1, 2회 방송에는 선생이기 이전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 오한결의 평탄치만은 않은 교직 생활이 그려지면서 열여덟 아이들과 부딪히며 발산되는 강기영의 리얼한 호흡이 청춘을 지난, 혹은 청춘을 지나고 있는 시청자들의 현실 공감을 자아냈다.
첫 등장부터 화려한 쇼퍼 홀릭의 면모로 시선을 끈 강기영은 부담임인 자신을 묘하게 무시하는 듯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감 선생님, 학부모들까지 학교 안팎으로 치이면서도 그에 굴하지 않는 무한 긍정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 과정에서 강기영 특유의 유쾌한 대사 처리와 순발력 있는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옹성우(최준우), 김향기(유수빈), 신승호(마휘영) 등 2학년 3반 아이들과의 특별한 교감의 시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기영은 아이들의 외로움, 불안함, 열등감 등을 특유의 친근하고 섬세한 연기로 어루만지며 극의 한 축을 탄탄히 지탱했다.
윤경아 작가가 "힘들고 지칠 때 옆에 있기만 해도 위안이 되는 오한결 선생은 배우 강기영 그 자체"라고 밝힌 바 같이, 강기영의 밝은 성정과 진한 인간미를 덧대 '유일한 어른' 오한결을 표현하고 있다.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차별화된 감성과 구성을 갖춘 청춘 학원물의 탄생을 알렸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