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되살아난 노수광 "지금 이 느낌, 시즌 끝까지"

시즌 초반의 타격 부진을 서서히 극복해가는 모양새다. SK 외야수 노수광(29)이 전반기의 마지막과 후반기의 시작을 물 오른 맹타로 장식했다.
 
노수광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던 지난달 16~18일 LG전과 후반기 첫 3연전이던 지난달 26~28일 롯데전에서 연이어 폭발적 타격감을 보였다. 1번 타자로 3경기, 2번 타자로 2경기, 9번 타자 1경기에 각각 나서 타율 0.583(24타수 14안타)·4타점·9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255를 기록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타자 가운데 타율·안타·득점 모두 1위. SK 역시 5승 1패로 고공행진을 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7월 4~5번째주 주간 MVP로 노수광을 선정한 이유다.
 
노수광은 "늘 다른 선수들이 조아제약 주간 MVP를 받는 모습을 보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내가 직접 받으니 상당히 기분 좋다"고 했다. 이어 "전반기 막바지 좋았던 감을 올스타 브레이크에도 잊지 않았고, 후반기가 시작하자마자 그 좋았던 기분이 계속돼서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후반기 첫 경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3연전 내내 (좋은 기운이)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노수광은 올 시즌 초반 힘겨운 스타트를 끊었다. 개막 후 4월까지 안타를 8개밖에 치지 못해 타율이 0.164에 불과했다. 지난해 리드오프로 자리 잡았던 그에게는 뼈아픈 부진이었다. 그는 "지난해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끝냈는데, 아무래도 그 후에 경기에 대한 감각이나 나 나름대로 타석에서의 느낌 같은 것을 찾는 데 좀 오래 걸렸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점점 나아졌다. 5~6월을 지나면서 상승곡선을 그렸고, 7월 들어서는 월간 타율 3할대로 진입하면서 기나긴 슬럼프의 굴레에서 완전히 탈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바닥을 찍었던 시즌 타율도 어느덧 0.265까지 올라왔다. 그는 "아직 (부진에서) 벗어난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최근 7~8경기에서 잘 친 것뿐이라 아직 확실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짧은 기간에 갑자기 잘 치는 건 어느 선수든 겪는 일이니 방심할 생각은 없다. 최대한 이 느낌을 오래 가져가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행히 전반기를 좋은 기운 속에 마무리했고, 후반기 역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타격이 잘 된 것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게 돼 일거양득이다. 노수광은 "확실히 야구가 잘 되니 요즘은 경기에 나가는 게 재미있다. 또 수비에서도 그동안 열심히 운동하고 훈련했던 부분이 결과로 나오고 내가 타구를 보고 반응한 게 맞아 떨어지니 기분이 좋더라"며 "남은 경기에서도 수비할 때 조금 더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SK는 올해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다. 팀에 몸 담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커다란 행운이다. 2014년 한화에 입단한 뒤 KIA(2015·2016)를 거쳐 3년째 SK에서 뛰고 있는 프로 6년차 노수광도 데뷔 후 처음 겪는 일이다. 노수광은 "초반에는 공인구 반발력이 낮아져서 타자들이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중반이라 다들 적응을 했고 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며 "홈런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 들었지만, 대신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다들 좋아진 것 같다. 점수를 뽑아야 할 때 뽑을 수 있는 부분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노수광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뛰지 못했다. 올해는 동료들과 포스트시즌을 함께하면서 '우승의 맛'을 꼭 함께 느껴보고 싶다. 그는 "우리 팀이 1위라는 사실을 가을이 되어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단 지금의 이 느낌을 오랫동안 꾸준하게 이어갔으면 좋겠다. 안타 유무를 떠나 내가 바랐던 좋은 느낌을 계속 받고 있으니 이대로 잘 유지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인천=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