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53) 감독은 선전 속에 마무리한 전반기를 돌아보며 새 얼굴이 가세한 효과를 자주 언급했다. 그는 "내야 수비가 헐거웠을 때 강민국이 합류했고, 내부 경쟁이 필요했을 때는 박승욱이 트레이드로 영입됐다. 겨울 훈련 때 눈 여겨본 배제성과 김민수의 선발진 연착륙도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수비를 하다가 손바닥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주축 타자 강백호(20)의 공백도 없었다. 조용호(30)가 3번 타자 겸 우익수를 완벽히 메워 냈다. 작전 수행과 기동력 활용은 더 뛰어났다. 주전 3루수 황재균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도 경쟁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윤석민(34)과 박승욱(27), 강민국(27)이 번갈아 출전해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후반기도 새 얼굴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리드오프 김민혁(24)이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손 중지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자리는 김진곤(32)이 메웠다. KT 창단 시즌부터 백업 외야수로 나선 1.5군 선수다. 7월 30일 한화전에서 득점으로 이어지는 안타만 2개를 때려내며 3-2 신승을 이끌었고, 3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멀티 출루 뒤 모두 득점을 하며 소속팀의 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만년 유망주' 문상철(28)도 타선의 무게감 저하를 막는 역할을 했다. 4번 타자 유한준(38)이 사구 탓에 왼손 통증이 생기며 휴식을 부여받은 사이 기회를 얻었고 공격적인 타격 자세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2일 키움전에서는 백업 포수 안승한(27)의 활약이 반가웠다. 2회초 1사 2·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투수 최원태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적시 좌전 2루타를 때려냈다. 이 경기 결승타의 주인공이었다.
입단 6년 만에 1군 무대를 밟은 선수다. 이해창(32), 이준수(31)에 이어 네 번째 옵션으로 평가된 포수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꾸준히 1군 엔트리에 포함되고 있다. 외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길 원한다. 이강철 감독도 주전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포수로 보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선수 관리가 가능하다. 주전 포수 장성우(29)는 전반기 막판 편도염이 생길 만큼 체력 저하에 시달렸다. 그러나 팀의 공격과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이기 때문에 온전히 휴식을 주기 어려웠다. 안승한이 좋은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선발투수와 상황에 맞춰 장성우를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강백호가 지난 2일부터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황재균의 복귀 시점도 8월 셋째 주를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주전들이 돌아오면 KT는 더 탄탄한 선수층을 구축할 수 있다. 5강 경쟁도 청신호가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