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뒤흔들고 있는 유벤투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태' 중심에 장 대표가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최악의 이벤트 경기로 역사에 남았다.
경기 지연과 팬 미팅 취소 그리고 결정적으로 45분 이상 출전 약속을 깬 호날두까지, 한국 축구를 우롱한 매치였다. 이 경기 주최사가 더 페스타다.
가해자는 유벤투스와 호날두다. 하지만 더 페스타에게도 책임이 있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고, 금적적,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 유벤투스의 계약 불이행에 피해를 당하기는 했지만 더 페스타는 이 매치로 인해 금적적 이득을 얻은 건 사실이다. 무리한 경기 추진과 허술한 계약이 사태를 키웠다. 따라서 가해자 유벤투스의 죄와는 별개다. 오롯이 피해자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도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명백한 책임이 있다.
지금 더 페스타와 장 대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사과와 해명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 전부다. 이후 진행 상황과 팬들을 위한 보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메시지는 전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페스타와 계약해 경기를 치른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축구연맹은 유벤투스에 항의 공문을 보냈고, 이 사태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외신에 자료를 전달하는 등 힘을 쓰고 있다.
장 대표는 간혹 언론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할 때마다 오히려 더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됐다.
장 대표는 유벤투스측에서 잘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방문을 할 것이라 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유벤투스 한 직원과 한 통화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베투스의 '수장'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이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이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항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혔다. 수장이 이런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 직원이 반기를 들고 사죄할 리 만무하다.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것 역시 무소식이다.
또 장 대표는 "호날두를 홍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다시 한 번 논란을 키웠다. 유벤투스 에이스이자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다. 축구 팬들의 시선은 유벤투스가 곧 호날두다. 물론 유벤투스에 다른 스타들도 있지만 호날두의 존재감에 비할 바 못된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호날두를 보기 위해 비싼 티켓을 샀다. 유벤투스와 매치를 진행하는데 호날두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호날두 홍보를 한 건 축구연맹이라는 말도 했다. 실제로 더 페스타는 일부 언론을 통해 호날두 홍보를 한 바 있다. 또 장 대표는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모습들이 장 대표가 책임에서 최대한 멀리 벗어나려는 듯한 이미지를 심었다. 많은 축구 팬들이 장 대표에게 비난을 화살을 쏘고 있는 이유다. 축구 팬들은 집단 소송에도 들어갔다. 사기 혐의로 고발장 접수를 마친 수서경찰서는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장 대표의 행보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언론을 통해 해명을 했지만 이는 더 큰 폭풍이 돼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환불을 하지 못한다고 못 박을 것이 아니라 먼저 축구 팬들의 상처를 보듬어야 했다. 금전적 보상에 대한 문제는 얽히고 설켜 쉽게 결론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런데 먼저 보상하지 못한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축구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을 뿐이다. 보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말이 먼저 나왔어야 했다. 설사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할 부분들을 먼저 언급했어야 했다.
지금까지 장 대표의 모습에는 축구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 어떤 진심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비췄다. 축구 팬들은 이런 장 대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더 페스타는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뒤로 숨지말고 이 사태 최선봉에 서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당하게 지금까지 상황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고, 축구 팬들이 의구심을 가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또 앞으로 진행상황과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축구 팬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또 금전적 보상을 위한 계획도 마련해 축구 팬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지금 축구 팬들이 원하는 것은 '나는 잘못이 없다. 나의 무죄를 밝히겠다'가 아니다. '시시비비를 떠나 상처받은 축구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태도다.
일간스포츠는 4일 장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장 대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문자 메시지로 답했다.
"저의 미숙한 언론응대가 계속 오해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 너무 힘듭니다. 결코 책임을 회피하거나 상황에서 도망칠 생각 없습니다. 경찰 조사도 성실히 받겠습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방법을 찾을 시간을 갖도록 허락해주세요. 인터뷰는 삼가하겠습니다. 큰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