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시장 텐트폴 영화로 맞붙은 두 편의 한국영화 '엑시트(이상근 감독)'와 '사자(김주환 감독)'의 첫 주말 성적이 나왔다. 결과는 시원한 오락영화의 완승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일부터 4일까지 주말동안 전체 박스오피스 1위는 신작 '엑시트'가 차지했다.
'엑시트'는 3일간 무려 204만977명을 싹쓸이 하며 누적관객수 296만2601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엑시트'는 5일 300만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손익분기점 350만 명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청년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의 기상천외한 용기와 기지를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재난영화의 새 패러다임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엑시트'는 신파와 민폐 캐릭터 등 그간 재난영화에 클리셰처럼 등장했던 소재들을 과감히 없애고 한층 가벼워진 분위기 속 재미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무더운 여름 '엑시트'의 한 방은 제대로 통했고, 온 몸 던져 열연을 펼친 조정석과 임윤아의 능수능란한 캐릭터 소화력도 관객들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올 여름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엑시트'에는 다소 밀렸지만 '사자' 역시 쌍끌이 흥행을 이끌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우는데 일조했다. '사자'는 같은 기간 59만4190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16만7576명을 기록했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엑소시즘과 오컬트 소재를 기본 바탕으로, 액션·드라마 등 장르를 가미시키며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한 '사자'는 도전적 의미가 강해 관객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분명 있었던 작품으로, 히어로가 된 박서준의 원맨쇼와 장르를 넘나드는 안성기의 관록은 '사자'를 후회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주역들이다.
'엑시트'와 '사자'는 7월까지 외화에 밀렸던 한국영화의 존재감을 높이는데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 만으로도 개봉의 의미가 있다. 올해도 여름시장을 놓치지 않은 한국영화가 8월 한달간 어떤 기록들을 세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