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타가트·주니오·김보경·세징야·페시치.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득점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흐름을 주도하면서 국내 선수들이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주말에 열릴 K리그1 25라운드에선 어떤 선수가 득점왕 레이스의 판을 흔들까.
8일 현재 K리그1 득점 부문에선 타가트(26·수원)가 13골로 선두에 올라있고, 주니오(33·울산)와 김보경(30·울산)이 나란히 10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세징야(30·대구)가 중국으로 떠난 김신욱(31), 부상에서 회복중인 페시치(27·서울)와 함께 9골을 기록중이고, 문선민(27·전북), 조재완(24·강원) 등 국내 선수 5명과 완델손(30·포항)이 8골로 선두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든 몰아넣기가 성공하면, 뒤집을 수 있다.
지난 6월까지 김신욱과 페시치가 득점왕 레이스를 주도하다 각각 중국 이적, 발가락 골절상을 겪은 뒤로 새로운 얼굴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타가트다. 지난달 수원이 치른 6경기(정규리그 5경기·FA컵 1경기)에 모두 출전해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그러면서 단번에 득점 선두로 도약하면서 다소 정체기를 겪었던 득점왕 레이스에 불을 지폈다. 타가트의 활약에 수원도 7월 한달간 4승1패를 거둬 중위권으로 올라서며 분위기가 반등됐고, 수원 팬들은 '갓(GOD·신)'에 빗대 '타갓' '타갓트'라고 부를 정도다.
타가트가 뜨자 울산의 두 골잡이가 한꺼번에 힘을 냈다. 특히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 김보경이 눈에 띈다. 최근 4경기에서 4골을 넣어 10골을 채우고, 팀 동료 주니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공격포인트 16개(10골·6도움)를 기록해 올 시즌 K리그1 최다 기록도 갖고 있는 김보경과 울산의 주득점원인 주니오가 함께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 둘이 힘을 내면서 울산도 K리그1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타가트가 득점 선두에 올라있고, 주니오, 세징야, 완델손 등 브라질 출신 공격수들이 함께 득점왕 레이스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국내파 선수들이 동시에 분발하고 있는 것도 올 시즌 득점왕 레이스의 특이한 대목이다. 중국으로 떠나면서 득점왕 레이스에서 이탈한 김신욱을 제외하고 톱10에 올라있는 11명 중 국내파가 절반 이상인 6명이다. 최근 세 시즌동안 득점 랭킹 톱10에 든 국내파 선수는 2016년 3명, 2017년 2명, 지난해 4명이었다.
지난 6월 23일, 포항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0-4를 5-4로 뒤집는데 크게 기여했던 조재완이 지난달에도 4골을 넣으면서 득점 톱10에 진입했다. 또 팀 동료인 강원의 스트라이커 김지현(23), 상주의 주득점원 박용지(27), 전북 주공격수 문선민도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중이다. 팀내에서 주어진 역할과 기대에 부응하면서 언제든 득점 선두 타가트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