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KBO 리그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7명이다. 유일하게 1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1위 조쉬 린드블럼(두산)을 필두로 앙헬 산체스·김광현(이상 SK) 케이시 켈리(LG) 양현종(KIA)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투고타저' 기조로 리그가 운영되면서 어느 해보다 많은 투수가 안정적인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속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천적' 관계가 녹아있다. 평균자책점 2위 산체스는 유독 두산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시즌 2경기 선발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 중이다. 두산전 성적을 제외하면 시즌 평균자책점이 2.24에서 1.74까지 내려간다. 3위 김광현은 롯데전 성적이 좋지 않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4.50으로 높다. 롯데전 피안타율이 0.297로 3할에 육박한다.
켈리는 산체스와 마찬가지로 두산 앞에서 작아진다. 시즌 3경기 선발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5.63으로 고개를 숙였다. 6월 14일 경기에선 5⅓이닝 12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23번의 선발 등판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피안타를 허용한 경기다. 최근 7월 9일 맞대결에서도 4⅔이닝 9피안타 8실점 했다. 양현종은 유독 삼성, 롯데, 키움전에 약했다. 키움을 제외한 삼성과 롯데는 5강 싸움에서 멀어져 있는 ‘약체’지만 모두 5점대 안팎의 평균자책점으로 고전했다. 시즌 최다인 8실점으로 부진했던 상대는 키움이다.
평균자책점 6위 드류 루친스키(NC)는 한화전 성적을 지우고 싶다.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2.90의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화전 성적은 최악에 가깝다. 3전 3패 평균자책점 13.94(10⅓이닝 21피안타 20실점). 14일 경기에서도 5이닝 9피안타 8실점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NC는 한화 선발이 신인 김이환으로 매치 업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무기력하게 3-9로 패했다. 루친스키는 한화전 결과를 제외하면 시즌 평균자책점이 2.04까지 떨어진다.
반면 평균자책점 1위 린드블럼은 9개 구단을 상대로 고른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와 달리 '천적'이 없다.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