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3%대 폭락한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제 45대 미국 대통령은 미국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 휴가를 즐겼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과 지난주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참사 등 내우외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골프 휴가에 대한 미국 내 언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둔 ‘필드의 악동’ 존 댈리(미국)를 불러 라운드를 즐기면서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둘의 라운드는 댈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트럼프와 함께 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온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쿠스(Politicus) USA는 18일 “트럼프는 2년 7개월여의 재임 기간 동안 207번의 골프 여행을 하면서 약 1억800만달러(약 1308억원)의 비용을 썼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쿠스의 기사는 하루 전인 17일에 트럼프가 자신의 트위터에 “연봉 40만달러(약 4억8400만원)를 나라에 기부했다. 매우 기분이 좋다”는 글을 올린데에 대한 반박이었다.
트럼프의 골프 사랑은 유별나다.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번 트럼프는 미국 내에만 17개나 되는 자신 소유의 골프 코스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 1월 취임 이후 틈이 날때마다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를 즐겼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지난 6월 “트럼프가 취임 이후 자신 소유의 호텔이나 골프장 등 부동산 자산에서 125회 이상의 행사를 치러 최소 160만달러(약 19억4000만원)의 수익을 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미국 골프전문지인 포브스는 지난 7월 “트럼프는 취임 전인 2016년 2월에 ‘골프를 너무 좋아하지만, 백악관에 가게 되면 내가 소유한 골프장에는 가보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을 2주 만에 어겼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재임 첫 해인 2017년에만 91회의 라운드를 했고, 지난해에는 76회의 라운드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동안에만 167회의 라운드를 즐긴 셈이다. 역시 골프광으로 유명했던 전임 버락 오바마(미국) 제 44대 미국 대통령이 재임 8년 동안 333회의 라운드를 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빈도다. 폴리티쿠스는 “납세자들은 트럼프의 골프를 위해 무려 270년 어치가 넘는 대통령 급여를 세금으로 냈다”며 “국가는 차라리 트럼프에게 연봉을 지불하고, 트럼프가 자신의 골프 비용을 스스로 내게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