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완성차 후발주자인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 3사에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21일 노조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시간당 생산량을 현재 60대에서 45대로 줄이는 생산 물량 감소 계획을 밝혔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이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것은 2012년 이후 7년 만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은 지난 3년간 자연 퇴직자가 없어 인력조정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닛산 로그 위탁 종료에 따른 생산 스케줄 조정에 따라 희망퇴직과 순환휴직 등 규모와 시기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닛산 로그의 위탁 물량이 연 10만대 수준에서 6만대로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오는 연말에는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그 생산 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당장 시간당 생산량 25%가 줄면 생산직 1800여 명의 25%에 달하는 450여 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달 시작되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앞두고 구조조정 얘기가 먼저 거론되면서 노사 갈등도 극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고강도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반면 사측은 본사에서 닛산 로그 위탁 물량의 빈자리를 채울 후속 신차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 노사 갈등 해소를 통한 생산 안정화가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GM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경남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창원공장이 생산하는 스파크와 다마스 등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공장가동률이 2년 가까이 6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쉐보레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가입 승인을 얻으면서 한국 철수설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영상황이 어려워진 가운데 노사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생산직 노조원들은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시한을 정해 잔업·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 간부 전원은 26∼28일에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한다.
2016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쌍용차도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이달 중 임원 수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 조치를 이미 시행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19일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 구체적인 비상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며 "부분적 조직 개편을 시행하고 임직원 안식년제, 급여 삭감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이미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 TF팀은 비효율적인 원가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인건비·생산구조 등 전 부문에 대한 효율성을 진단한 뒤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쌍용차는 ‘노조 리스크’가 없다는 점에서 희망이 있다는 평가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2일에 이미 10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쌍용차 노조는 사 측의 자구 계획에도 공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