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수퍼리그에서 활약 중인 1m96㎝ 장신 공격수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이 축구대표팀에 복귀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공격 전술을 다양화하기 위해 파울루벤투(50·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택한 카드다.
벤투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5일 국가대표 평가전 조지아 전과 10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전에 나설 대표선수 26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이후 1년 2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는 김신욱에게 모였다. 지난해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1년 동안 단 한 번도 김신욱을 대표팀에 부르지 않았다. 최전방에 키 크고 움직임이 둔한 선수를 기용할 경우 공격 패턴이 단조로워질 수 있다는 벤투 감독의 우려 탓이다. 황의조(27·보르도), 황희찬(23·잘츠부르크) 등 많이 뛰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들이 최전방을 맡았다.
벤투 감독이 고집을 접은 건 최근 들어 물오른 ‘거인(김신욱의 별명)’의 득점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신욱은 올해에만 17골을 몰아쳤다. 전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17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었다. 상하이로 건너간 뒤 7경기에서 8골(4도움)을 추가했다. 특히 중국 진출 이후 가파른 상승세가 눈에 띈다. 공격포인트가 12개인데, 특유의 높이를 활용해 넣은 골도 있지만, 반 박자 빨리 움직이거나 정확한 슈팅으로 상대의 허점을 찌른 경우도 늘었다. 벤투 감독은 “김신욱을 오래 관찰했다. 월드컵 예선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그를 뽑을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최상의 선수를 뽑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1골을 터뜨리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김보경(30·울산)과, 지난 6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MVP)을 받은 이강인(18)을 뽑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뛰는 포지션 외의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싶다”고 말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이동경(22·울산)을 깜짝 발탁하는 파격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기존 대표팀 뼈대는 유지했다. 단골 멤버인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을 비롯해, 황인범(23·밴쿠버), 이재성(27·홀슈타인 킬), 황의조, 황희찬, 권창훈(25·프라이부르크) 등이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해 이튿날 터키 이스탄불로 떠난다. 5일 이스탄불에서 조지아 평가전을 치른 뒤, 투르크메니스탄 아시바가트로 이동해 10일 열릴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