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이 2막을 앞두고 '샹변호사 이재상'으로 컴백한다. 후반부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며 임지연, 곽시양 등과의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그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월화극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근홍 PD, 배우 정지훈, 임지연, 곽시양, 신재하가 참석했다.
'웰컴2라이프'는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법꾸라지'를 돕는 마이웨이 변호사 정지훈(이재상)이 불운의 사고로 다른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프로 궁상러' 검사로 180도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되면서 펼쳐지는 대리만족 판타지 드라마다.
정지훈은 이 작품을 통해 '배우 정지훈'의 부활을 알렸다. 첫 방송부터 월화극 1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상두야 학교가자'(2003) '풀하우스'(2004) '이 죽일놈의 사랑'(2005)의 흥행과 호평을 이끌던 제1의 전성기와 달리 저조한 성적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도망자 플랜B'(2010)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2014) '돌아와요 아저씨'(2016) '스케치'(2018)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무엇보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상처가 컸다. 누적 관객 수 17만 2212명이었다. 20만을 넘기지 못했고 영화를 향한 혹평은 끊이지 않았다.
초심 찾기에 집중했다. 정지훈은 "비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거의 연예계 생활 20년이 된 것 같다. 이제 느껴본 게 정말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 아니구나, 열심히 해도 시간과 상황이 맞아야 한다, 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본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작품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정말 그간 내가 했던 색깔, 내가 연기라고 할 수 있었나. 내 입으로 단 한 번도 배우라고 해본 적 없지만 늘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번 작품은 다르게 생각했다. 내가 원래 잘하던 걸 지난 몇 년간 반복하지 않았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엔 부담감 때문에 작품을 고사했던 정지훈. "감독님의 설득으로 수련의 길을 택하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최선을 다했는데 첫 방송날 이번에 부담감이 클 것 같다고 물었는데 정말 저로서는 상업적인 면보다 내 연기가 어떨까 그게 칼날과 같았다. 이런 연기를 했을 때 어떻게 시청자들이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근데 첫 방송 보고 난 후 안심보다 다음날이 두려웠다. 상업적으로도, 작품성으로도 호평을 받아 신나게 재밌게 촬영 중이다. 너무 감사하다. 물론 현장에서 힘들 때가 있지만 하나하나 신을 만들어가는 게 그 어떤 상업적인 것보다 현장이 너무나 소중하다. 이렇게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게 감사하다. 감사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요즘 기분은 최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근홍 PD는 정지훈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고 폭로해 웃음을 안겼다. "그때 영화('자전차왕 엄복동') 아픔을 겪고 작은 역이라도 해서 연기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 정말 도와주고 싶었다. 최대한 모니터링하고 얘기도 들어주고 그랬다. 그런 부분을 다 소화하고 있다. 한 번도 현장에 늦게 온 적 없다. 준비도 많이 해온다. 세 번 찍으면 다 달라. 그렇게 노력하며 연기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지훈을 만나 행복하다. 80명의 조, 단역들이 나오는데 연기를 너무 잘한다. 해당 배우들이 정지훈의 대기실에서 연습한다. 거기서 리허설 합을 맞춘다. 배우로서 어려운 상대일 수 있는데 그걸 다 풀어준다. 정지훈이 없었으면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호평받았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훈, 임지연의 부부 케미스트리가 좋은 상황. 정지훈은 "캐릭터 자체가 다각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악한 모습과 선한 모습, 한 가족의 가장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임지연 배우가 많이 도와줬다. 첫 촬영부터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딸 보나 역의 친구도 장난기가 많은 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잘 나오더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연은 "엄마라는 위치를 처음 해봐서 걱정이 많았다.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현실적인 부부의 느낌과 가족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왔던 것 같다. 오빠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보나도 워낙 편하게 대해줘서 어렵지 않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보기만 해도 훈훈한 관계였다.
김근홍 PD는 후반부 관전 포인트에 대해 "10회엔 말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초반엔 좀 어려웠다. 극적 재미를 위해 어려운 부분을 가져왔지만 후반부엔 본질이 나온다. 인물을 통해 드라마의 정체성이 나온다. 정지훈의 변신이 시작된다. 특히 내일 방송을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일명 '샹변호사' 정지훈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