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처한 상황이 복잡하다. 승점 47점(13승8무7패)으로 3위에 있는 서울은 2위 울산 현대(59점)와 차이가 12점 차까지 벌어졌다. 반면 4위 강원(42점)엔 5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반면에 자칫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마지노선(3위)마저 위태롭다.
최용수(46) 서울 감독은 올 시즌 내내 "도전자의 입장에서 겸손하게 시즌을 치르겠다"고 했다. 스쿼드가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3위에 올라있는 것도 "성적보다 내용, 과정에 더 충실하겠다"면서 비교적 만족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1일 전북 현대와 K리그1 28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마지막 10경기를 어떻게 보낼 지에 따라서 목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족할 만 한 2019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 필요한 '3위 지키기'에 전력을 다해야 할 판이다.
그런 상황에서 약 2주간 이어지는 A매치 휴식기는 서울에겐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은 이 기간 중 일부를 강릉으로 이동해 '미니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스플릿 라운드 전 막판 5경기에서 반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일단 최용수 감독은 아산 무궁화에서 전역해 합류한 이명주(29), 주세종(29)의 복귀가 반갑다. 경기 운영 능력을 조율할 수 있는 두 미드필더가 한꺼번에 합류하는 건 여름 이적 시장에 한명도 영입하지 않고 반전 카드가 절실한 서울에겐 큰 호재다. 최 감독도 "기존 고요한, 알리바예프의 체력이 방전된 듯 하다. 그동안 대체 선수가 없었지만 이 선수들이 들어오면 로테이션도 가능할 것 같다"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아니까 조율 능력 면에서 매우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기존 틀을 무리하게 바꾸는 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 감독은 2016년 1월 직접 데려왔던 주세종과 달리 전임 황선홍 감독과 잘 맞았던 이명주의 스타일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 감독 본인도 "과거 이명주가 포항에서 뛸 때 상대로 붙었을 땐 가시같은 존재였다. 당시 포항 미드필드진은 참 힘든 상대였다. 그랬던 이명주가 나와 처음 일하니까 낯설었다"면서 황 감독과 '이명주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사실을 털어놨다. 오스마르(31)를 공격·수비 연결 고리 역할을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둘과 기존 미드필드진과의 호흡이 과제로 떠올랐다.
무너진 수비 라인도 휴식기 동안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핵심 수비수 김원균(27)이 지난 5월 부상 이후 전력에서 빠졌고, 최근엔 이웅희(31)마저 허벅지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중앙 미드필더인 정현철(26)을 중앙 수비로 내리는 고육지책까지 쓰고 있는 상황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최 감독은 "수비수가 부족해 체력적 한계를 느끼는 것 같다. 강한 압박을 주문하지만 최근 느슨해지면서 실점이 많다"면서 "수비를 중점적으로 보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옅은 수비 스쿼드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공격 라인에서도 페시치(27), 박주영(34)의 컨디션 회복이 숙제다. 페시치는 지난달 11일 강원FC와 25라운드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복귀 후 4경기에서 아직 골이 없다. 때마침 올 시즌 전 경기를 뛰던 박주영마저 지난달 17일 성남FC전 이후 종아리 통증 회복을 위해 3경기 연속 결장했다. 박동진(25)과 함께 골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의 회복이 휴식기 내에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