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엽(36)이 멜로로 날개를 달았다.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한 그는 차기작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영화 하나, 드라마 하나를 결정하며 올 하반기에도 대세 행보를 이어간다.
이상엽은 지난달 24일 종영된 채널A 금토극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서 윤정우 역을 소화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본 적 없는 그가 박하선(손지은)을 만나 위험한 사랑에 빠져 혼돈의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위태롭게 그려졌다. 애절하면서도 위험한 사랑 이야기로 채널A 드라마 역사를 새롭게 썼다. 시청률 2%대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상엽의 재발견이었다. SBS '런닝맨',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에 출연하며 물오른 예능감을 자랑했던 터. 재치 넘치는 모습 때문에 코믹한 이미지가 강했다. 가벼운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묵직한 멜로 연기가 버겁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은 우려에 불과했다. 주변 편견을 보란 듯이 이겨내고 윤정우 역할에 몰입, 진지한 멜로로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이상엽을 다시 봤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상엽이 이번 계기로 멜로 연기까지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30대 중·후반 배우들 중 비주얼과 연기력을 갖춘 가성비 좋은 배우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주변 시선이 달라진 것을 이상엽 본인도 느끼고 있었다. 최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내가 잘할 줄 몰랐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사실 작품을 하고 있는 도중에 이렇게 다른 작품들이 들어온 적이 없었다. 끝나고 한, 두 달 안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하면서는 작품이 많이 들어왔다. 관계자분들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 너무 신기하다"고 밝혔다.
이상엽의 차기작은 영화 '내가 죽던 날'과 SBS 새 수목극 '굿캐스팅'이다. 파트너는 배우 김혜수와 최강희다. 영화에선 경찰관 현수 역으로 진지한 모습을, 드라마에선 연애에 한을 가진 재벌남으로 코믹 본능을 발동한다.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극과 극 캐릭터로 '1번 남자 주인공'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며 입지를 다진다.
"집에 있으면 병이 나는 스타일이다. 군대에 있을 때 현장이 너무 그리웠다. 힘들 때마다 그때를 생각한다. 촬영장에 있으면 절로 힘을 받는다"고 전한 이상엽. 대세 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