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프로듀스' 시리즈로 아시아 3국에서 돈을 벌고 있다. 판권만 넘겼던 중국판과 달리 일본판을 위해 새 회사를 출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5일 일본 지상파 TBS 방송을 앞두고 있는 '프로듀스 101 재팬'(프듀 일본판)은 최근 도쿄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연습생들의 얼굴과 테마곡 '츠카메~ It's Coming~'(잡아라~ 잇츠 커밍)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중도 하차한 2인을 제외한 99명의 연습생이 참석해 데뷔를 향한 여정을 알렸다. 그룹 헤일로 출신 정영훈, 김희천, 김윤동도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 현지 재데뷔에 도전했다. 테마곡 '츠카메~ It's Coming~' 크레딧에는 동방신기, 엑소K, 에그자일 등의 노래를 만들고 SBS 'K팝스타2'에도 출연했던 앤드류 최와 '프듀2'의 테마곡 '나야나'와 파이널곡 '수퍼핫'을 작곡한 라이언전 등의 익숙한 이름들이 올라 있다. 현지 신문은 "프로그램은 12월까지 방송되며, 11인 멤버를 선발해 글로벌 그룹으로서 2020년 상반기 데뷔한다"고 전했다. 일본판은 한국에서 했던 방식 그대로, 한국 인력을 투입해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셈이다.
일본판은 요시모토 흥업과 CJ ENM이 공동으로 제작한다. 요시모토 흥업은 1912년 설립된 매니지먼트와 드라마·예능을 제작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라이브 공연에서 검증된 실력과 스타성이 있는 인물들로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CJ ENM은 지난 6월 20일자로 요시모토 흥업과의 합작사 LAPONE 엔터테인먼트(라폰 엔터)를 마련하고 일본판 제작에 다방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CJ EN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타법인 출자 형태인 라폰 엔터에 경영 참여 방식으로 지분율 70를 갖고 있다.
라폰 엔터의 대표로는 요시모토 흥업의 서울지사를 맡았던 최신화가 이름을 올렸다. 라폰 엔터는 일본판 데뷔 그룹의 글로벌 활동 지원까지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CJ ENM이 현지 K팝 그룹 제작의 큰 그림을 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신화 대표는 현지 언론을 통해 "아시아에 방송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하는 CJ와 세계에 거점을 가지고 있는 요시모토 흥업이 합친다면 일본발 글로벌 그룹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한국에서 합숙 촬영이 알려졌을 당시, "일본 측에서 한국에서 촬영을 희망해 지원만 하고 있다"며 일본판 제작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인 CJ ENM의 공식입장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일본판 데뷔 그룹은 CJ ENM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공연 행사인 'MAMA'와 'KCON' 등의 무대 출연을 보장받았다. 계약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요시모토 흥업 서울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CJ ENM과 공동 제작해 글로벌 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라폰 엔터는 한국 '프로듀스'를 방영하면서 CJ ENM이 했던 역할을 하고 있다. 데뷔 그룹의 매니지먼트는 도맡아서 진행할 지, 외주를 두고 운영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CJ ENM은 올해 '프로듀스' 시리즈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여줄 예정이었다"면서 오는 10월 시즌1의 아이오아이를 재결합시키고 시즌3의 아이즈원, 시즌4의 엑스원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시즌4가 유료 문자 투표 조작 논란에 휩싸이고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한일 관계 악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본판 프로듀스 제작을 쉬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CJ ENM 측은 "라폰 엔터가 큰 규모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 밝히지 않은 것"이라면서 "데뷔그룹은 현지 업체를 두고 앨범을 제작하고 매니지먼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MAMA'나 'KCON'에도 출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