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의 히든카드는 영화 '변신'이었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이 작품은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하더니 결국 지난 7일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이 반전승 가운데 주연배우 배성우가 있다.
구마를 소재로 한 이 호러 영화에서 배성우는 사제이자 가족의 삼촌인 중수를 연기했다. 가벼운 웃음기를 쏙 빼고 검은 사제복을 입은 채 무겁고 진한 감정을 표현했다. 관객들이 익히 봐온 배성우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배성우의 첫 주연작이다. 그간 다작해온 그가 처음으로 크레딧 제일 위에 이름을 올렸다. 흥행까지 이끌어내며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그렇게 배성우는 연기 인생에 길이 남을 한판 승부에서 승리를 거뒀다.
-남성적인 성격인데 언니라는 말을 쓴다고. "언니는 동성을 부르는 순수 우리말이다. 친동생(배성재 SBS 아나운서)이 나를 언니라고 부른다. 어릴 때 엄마가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다.(웃음)"
-최근에 울었던 기억이 있나. "작품 보면서 많이 울었다. '라이브' 보면서 대사들이 (울렸다). 내 연기를 보면서 운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첫 주연작이라는 자부심과 부담감이 들겠다. "영화를 보고 나니 부담이 커졌다. 혼자서 끌어가는 역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서스펜스와 정서가 만들어지는 거다. 내가 맡은 파트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의 디자인 안에서 움직여야하니까, 충실하게 디렉션을 따랐다."
-연출 욕심은 없나. "정말 힘들 것 같다. 연출은 생각할 게 많다. 단순히 이야기 구조나 연기만 보는 게 아니다. 모두 다 봐야 한다.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재능이 뒷받침을 해줄지 잘 모르겠다. 요즘엔 기획에 참여하기도 하니까, 단순히 가서 연기만 하는 것보다 같이 만들어가면서 참여하는 것 같다."
-예능을 잘 할 것 같은데. "예능 출연 제안이 온다. 근데 자신이 없다. 내가 말하는 것이니까 부담감이 크다. 배역이면 대사가 있고 캐릭터가 있는데, 예능은 캐릭터가 아닌 배성우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아직은 연기하는 게 더 좋다. 예능은 똑똑한 사람들이 해야하는 것 같다."
-배성우만의 무기는 무엇일까. "영화를 처음 찍을 때는 나만의 특이함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엔 친근함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무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연기할 때 달라진 것은 없다. 이 캐릭터의 이유와 목적과 상황은 무엇인지 최대한 설득력있게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작품 전체를 보고 가야 하니까, 작품과 같이 가야 하니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 같다."
-강동원과 박서준에 이어 사제복을 입었다. "나는 삼촌이 어울린다.(웃음) 사제보다는 삼촌이라는 생각으로 이 작품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