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을 활용한 비대면 금융거래의 중심에 선 카카오뱅크. 연합뉴스] ‘비대면’ 거래로 통칭되는 인터넷뱅킹에 소비자들이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 이미 은행 거래 10건 중 9건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뤄질 정도로 모바일·인터넷뱅킹으로 금융업무가 옮겨졌고, 핀테크 업체들은 은행 업무들을 대신해주며 더욱 ‘손 안의 은행’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8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입출금 및 자금 이체 등 은행에서 이뤄진 금융 서비스 가운데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91.2%로 전년(90.0%) 대비 1.2%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모바일뱅킹을 포함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인터넷뱅킹 이용은 같은 기간 45.4%에서 53.2%로 7.8%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비해 시간·공간에 제약이 있는 CD·ATM의 거래 점유율은 34.7%에서 30.2%로 4.5%포인트 하락했다. 텔레뱅킹 비중도 9.9%에서 7.9%로 2.0%포인트 떨어졌다.
대면거래나 CD·ATM 이용 거래의 감소는 자연스레 은행 점포수 감소로 이어졌다. 2014년말 7401개였던 은행 점포는 지난해말 6771개로 8.5%(630개) 감소했다. CD·ATM 설치 대수 역시 같은 기간 12만1300대에서 11만9800대로 1.2%(1500대) 줄었다.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는 금융권의 ‘디지털 뱅킹’ 전환에 꾸준히 노력하며 편의성이 높아진 탓이 크다.
금융권의 전산 예산은 꾸준히 증가, 지난해에는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치로, ‘디지털 금융’에 힘을 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예민한 ‘정보보호 예산’ 역시 전산 예산의 9.9%를 차지하는 등 정부가 권고한 7% 이상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나온 금융 앱들은 ‘간편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수많은 금융 앱들 중 ‘토스’나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는 앱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짧은 앱으로 꼽힐 정도로, 한 눈에 보기 쉽고 원하는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있어 반응이 여전히 뜨겁다.
앱애니 관계자는 “은행 앱에 오래 머문다고 좋은 건 아닐 수 있다"며 "가령 송금이 너무 오래 걸리면 불편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기준 모바일 뱅킹 앱 월 사용자(MAU)가 KB국민은행 ‘리브’, 신한은행 ‘쏠’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지난달 10일 기준 설치 모바일 기기 수에서도 880만대가 넘어 최고 앱 자리에 올랐다.
또 오프라인 시중 은행 앱을 사용하더라도, 10명 중 3명이 카카오뱅크를 중복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인터넷뱅킹의 중심에 선 모양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용자는 2030대, 40대가 가장 많고, 새로 유입되는 이용자도 많다"며 “대충 볼 때 50세 이상 이용자도 전체 이용자의 10%대를 차지하고 있고,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들의 부상 역시 비대면 금융 거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 플랫폼 '뱅크샐러드' 같이 개인 자산과 금융 정보를 한 자리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 소비 패턴에 따라 최적화된 맞춤형 카드, 대출, 보험, 연금 등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초간편 금융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뱅크샐러드의 카드 추천 서비스로 발급된 카드는 월 평균 5000장에 이르며, 대출의 경우 버튼 한 번으로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 및 금리 확정이 가능해 매월 대출 서비스 유입자 평균 20% 이상 늘고 있는 등 반응이 뜨겁다. 전체 이용자 중 2030세대가 80%에 이르며, 최근 50대 이상의 이용자도 늘고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앱과 연동해 은행 계좌도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고 특히 지방 은행과 상품을 출시하기도 하며 간편하게 비대면으로 은행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어 이용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들은 앞으로 예금, 보험, 대출, 해외송금 등 금융 각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지속해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