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단 역사상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첫 왼손 투수로 남게 된 구창모. IS 포토 NC 왼손 투수 구창모(22)가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구창모는 15일 창원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하며6-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2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9승째를 따낸 뒤 24일만에 승리를 추가하면서 데뷔 첫 10승(7패) 고지를 밟았다. 개인은 물론 팀의 '경사'다. 2013시즌부터 1군에 들어온 NC 구단 역사상 왼손 투수가 시즌 10승을 달성한 건 구창모가 처음(종전 최다 7승, 왕웨이중·구창모·강윤구)이다. 마땅한 국내 왼손 선발이 없던 팀 사정을 고려하면 의미가 큰 이정표가 세워졌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구창모는 NC가 장기 계획을 갖고 키워낸 선발이다. 2016년 1군 데뷔 후 김경문 감독이 인내를 갖고 기회를 줬다. 한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뛰었고 2017년을 기점으로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기복 있는 성적(5승 11패 평균자책점 5.35)으로 부침을 보였지만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는 키플레이어로 부쩍 성장한 모습이다. 이동욱 감독은 15일 경기에 앞서 "본인이 10승을 해본다는 건 산을 한 번 올라가 봤다는 거 아니겠나. 10승을 정복해봐야 더 높은 산도 갈 수 있다"고 독려했다. 구창모는 '승리'로 응답했다.
삼성을 상대로 노련하게 피칭했다.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 이원석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공 10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5-0으로 앞선 4회에는 기습적인 솔로 홈런 하나를 맞았다.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던진 3구째 시속 137km 직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흔들릴 수 있었지만, 러프와 이원석, 최영진을 연속 범타로 막아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연타가 없으니 위기도 적었다.
5회를 넘긴 게 결정적이었다. 선두타자 박해민을 볼넷, 1사 후 김도환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1,3루로 주자가 쌓였다. 하지만 김상수를 2루수 파울플라이, 박계범을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불을 껐다. 6회에도 마운드를 밟은 구창모는 선두타자 구자욱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박진우와 교체됐다. 투구수가 80개(스트라이크 47개)로 여유가 있었지만, 이동욱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았다.
이날 직구 최구구속은 시속 141km였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없었다. 변화구로도 포크볼의 비중이 워낙 높아 단조로울 수 있었다. 그러나 승부처마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섞었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보다 완급조절이 돋보였다.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그렇게 NC 구단 역사가 새롭게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