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두번할까요(박용집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집 감독과 권상우, 이정현, 이종혁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두번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에게서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앞에 옛 친구 상철(이종혁)까지 달고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 코믹 로맨스다.
권상우는 이번 영화에서 꿈꿔왔던 싱글라이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뒤끝 작렬, 짠내 폭발 캐릭터 현우를 맡아 전매특허 코믹 DNA를 뽐낸다. 현우는 골 때리는 이혼식으로 꿈꿔왔던 자유를 찾은 인물. 권상우는 "프리덤"을 외치는 하이텐션 코믹 연기부터 전 와이프 앞에만 서면 왠지 찌질해지는 생활밀착형 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움 받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근데 나이가 어리든 연상이든 연하든 아내는 항상 어렵다"고 운을 뗀 권상우는 뭔가 좀 조심해야할 것 같다. 도자기 같이 깨지면 안되는 그런 마음 가짐으로 현우 연기를 했다"며 "그리고 내가 이혼을 영화에서 해보지 현실에서 하겠나. 나는 '포에버' 손태영과 잘 살 것이다 여보 알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이정현은 "권상우는 너무 가정적이어서 '이런 남편을 가진 태영 씨가 정말 많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다. 일하지 않을 땐 무조건 아내와 아이들이다. 단톡방에 태영 씨와 아기들 사진을 많이 올리기도 하고, 집에서는 자주 놀아주더라"고 귀띔했다.
권상우는 함께 호흡맞춘 이정현에 대해 "이정현은 현장에서 분위기를 잘 맞춰주는 배우였다"며 "이정현을 보고 처음 느낀 건 '피부가 좋다'는 것이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강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같이 지내다보니 일등 신부더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권상우의 장난기는 죽지 않았다. 권상우는 근데 영화 찍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더라. 단톡방이 있는데 신혼이라 밤 9시30분이 넘으면 대답이 없다. 저녁에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읊조려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정현은 "요즘에 밤 촬영을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정현은 극중 생애 최초 이혼식을 시작으로 원치 않던 싱글라이프를 맞이하게 된 선영을 연기한다. 선영은 뻔뻔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N차원 매력 자랑한다. 선영의 옷을 입은 이정현은 특유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당최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는 톡톡 튀는 이미지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예고하고 있다.
이정현은 "뻔뻔하지만 미워할수 없는 캐릭터인데, 원치 않는 이혼을 자존심 때문에 하게된다.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자존감을 잃어가던 중, 상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삶을 찾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두번할까요'를 통해 생애 첫 로맨스코미디 장르에 도전하는 이정현은 "들어왔던 캐릭터가 다 어둡고 힘든 역할이었다. 밝은 캐릭터는 이 작품 딱 하나였다.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며 "권상우, 이종혁이 코믹연기의 달인들이라 잘 받아줘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두번할까요'는 이정현에게 결혼을 결심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를 찍으면서 결혼이 하고 싶었다"고 고백한 이정현은 "현우와 상철 캐릭터가 둘 다 좋아서 둘을 합쳐놓은 사람을 만나고 싶을 정도였다. 선영이 많이 부러웠다"며 "혼자 있을 때는 못 느꼈는데, 선영이 힘들 때 챙겨주는 현우와 상철을 보면서 '나에게도 상철이나 현우가 있으면 되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두번할까요'에는 권상우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배우들도 총출동한다. '탐정' 시리즈를 함께 한 성동일을 비롯해 신인시절 추억을 나눈 정상훈, 이종혁이 그 주인공이다.
권상우는 "성동일 선배님은 속된 말로 신을 다 따먹었다. 모든 신을 선배님이 재미있게 다 살려 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고, "정상훈은 예전에 '화산고'라는 영화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에도 '저런 사람이 배우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재다능하고 워낙 잘했던 친구라 오랜만에 만나 너무 좋았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이종혁과는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15년만에 만났다. '두번할까요'에는 '말죽거리 잔혹사' 속 권상우와 이종혁 신을 오마주한 장면도 등장한다고. "오마주신은 앵글까지 그대로 재현했다"고 언급한 권상우는 "'말죽거리 잔혹사' 땐 둘 다 신인이었다. 지방에서 거의 매일 붙어 액션연기를 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같이 작품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성상훈, 정상훈과 이번 작품에서 만난 것은 내 배우 인생에서 뿌듯하고 울컥하는 느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혁은 얼굴 되고, 능력도 되지만 로맨스만 안 되는 만년 연애호구 상철로 컴백한다. 꼬일 대로 꼬인 관계 속에서 눈치 없이 로맨틱한 인물이다. 예상치 못한 계기로 이상형 선영을 만난 후 행복함을 감추지 못하거나, 옛 친구 현우가 선영의 전 남편이라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 한 채 열심히 연애 상담을 하는 순진한 상철은 그간 이종혁이 맡아온 역할과는 또 다른 신선함을 자아낸다.
이종혁은 "박용집 감독과 '용의주도 미스신'을 같이했고 12년동안 친하게 지냈다"며 "코믹 연기라고 따로 정하지는 않는다. 대본 흐름대로 상황에 맞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근데 '연기를 잘 살린다, 연기가 맛있다'는 얘기가 들리더라"고 자화자찬했다.
MBC 예능 '아빠어디가'를 통해 아빠 이종혁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줬던 이종혁은 "애들이 나를 정말 좋아한다. 많이 찾는다. 엄마보다 더 찾아서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며 "이것만 봐도 좋은 아빠, 남편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정현은 이를 증명하듯 "가족들에게 진짜 잘한다. 하루는 우리가 같이 회식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어디 연수를 갔다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나가더라. 아내 분에게도 정말 잘하는 거 같다"고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정현이 결혼에 골인하면서 '두번할까요'는 공교롭게도 실제 기혼자들의 로코물이 됐다. 이들이 만들어낸 생활 밀착 로맨스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 내달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