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일가가 상장사 미등기임원으로서 받은 평균 보수가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대기업집단 지배주주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었다.
최근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상장회사의 고액보수 임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주주 일가 중 미등기임원으로 보수를 공시한 30명의 평균 보수는 22억6400만원이었다.
이는 해당 회사들의 전체 등기임원 85명의 평균 보수 19억400만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부터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연간 보수 총액이 5억원을 초과하면서 보수 상위 5명에 해당하는 임직원의 경우 개별보수를 공시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미등기임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대기업집단 지배주주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으로 CJ에서 71억87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64억9700만원, CJ ENM에서 23억27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보수 총액은 160억1000만원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신세계 10억6700만원·이마트 30억6900만원)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KCC 9억2300만원·KCC건설 9억2100만원·코리아오토글라스 15억1700만원),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한솔제지 29억9000만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효성 27억원)도 고액의 보수를 수령한 미등기임원으로 꼽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해부터 미등기임원 및 직원 중 보수 상위자에 대한 개별 보수가 공시됨에 따라 지배주주 일가 중 상당수가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고액의 보수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미등기임원이 경영상 의사결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등기임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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