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0승을 채웠다. 배제성(23)은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도 수확이 풍성한 2019시즌을 보내고 있다.
배제성은 지난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9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투구수는 109개. 피안타는 5개뿐이었다. 개인 첫 완봉승이다. 한 경기 최다 이닝이기도 했다. 롯데를 상대로만 네 번째 승리를 거두며 천적으로 거듭났다. 4점 대던 평균자책점도 3.76까지 낮췄다. 무엇보다 창단 이후 한 명도 없었던 KT의 토종 10승 투수로 남게 됐다.
KT는 외인 투수 2명과 2년 차 우완투수 김민 그리고 2018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이대은, FA(프리에이전트) 계약 투수 금민철로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배제성은 라울 알칸타라가 컨디션 난조로 개막 로테이션을 걸렀을 때 대체 선발로 투입됐고, 4월 중순에 한 차례 더 땜질용으로 등판을 했다.
그러나 이대은은 잔부상에 시달렸고 금민철은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배제성에게 기회가 왔고 자리를 지켜나가기 시작했다.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릴리스포인트와 위력적인 구위를 갖고 있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겨울 진행한 스프링캠프에서 "공뿐 아니라 슬라이드 스텝과 수비 동작까지 매우 좋은 편이다"고 칭찬했다. 애초에 선발감으로 점찍었다. 기회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주저 없이 투입했다.
단점은 자신감이었다. 전반기까지는 마운드 위에서 벤치를 보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개막을 기점으로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자세를 보여줬다. 8월 한 달 동안은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4승을 챙기기도 했다. 월간 MVP 후보에도 올랐다.
아직 완전하진 않다. 지난 12일 NC전은 등판은 개인 10승과 소속팀의 5강 진출 견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기회였다. 그러나 2회 투구에서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며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5점을 내줬다. 패전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그동안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기 때문에 '매 경기 잘 할 수 없다'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부담을 덜고 나서는 자세도 필요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아직은 압박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
그래도 다음 시즌은 기대가 커진다. 이 감독은 "10승과 9승은 차이가 크다. 선수에게는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고 했다. 한 차례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기준과 자부심이 높아졌고, 자리나 위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동반될 것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외인 투수들만큼 중요한 역할을 해준 경험도 자양분이 될 수 있다. KT의 5강 탈환은 여전히 확률이 낮지만 배제성, 그리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