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첫 방송된 tvN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이하 '아간세')가 단 5분 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면 끝나버리는 초미니 편성이었지만 90분짜리 예능 못지않은 파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광고는 완판을 기록했다. 방송 앞뒤로 나오는 광고만 10개가 넘어 사실상 본방송보다 광고가 더 길다. 협찬도 붙었다.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 식품업체,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등이다. 시청률도 4.6%(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로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온라인 화제성이 높다. '아간세'는 TV에서 5분 방송한 이후, 나영석 PD 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나나나'를 통해 풀버전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TV가 유튜브 콘텐트의 예고편인 셈이다. 풀버전 영상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고, 조회수도 200만뷰를 바라보고 있다.
한 예능국 관계자는 "시청자들은 이미 유튜브처럼 짧고 압축적인 콘텐트에 더 익숙하다. 특히 '신서유기' 타깃 시청자는 더더욱 5~10분짜리 영상을 선호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5분 정규편성은 파격적이지만, 변화하는 흐름을 읽어낸 의미 있는 도전으로 보인다. 또 '신서유기'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짧은 영상에도 웃음 코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 벌이기 좋아하는 나영석 PD의 무리수 공약 덕에 유튜브 채널도 급성장했다. 나영석 PD는 첫 방송 전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아간세' 종영 전까지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하면 이수근·은지원을 달나라에 보내겠다고 엉겁결에 말했다. 시청자와 네티즌이 '채널 나나나' 구독 운동을 벌인 덕에 23일 오후 40만 명을 돌파했다. 방송 전 10만 명대 초반이었던 구독자수가 3배 이상 상승했다.
시청자들은 나영석 PD의 말실수가 만들어낼 또 다른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있다. '아간세'는 '신서유기6' 촬영 당시 이수근·은지원이 경품으로 뽑은 '아이슬란드 여행권'에서 시작했고, '삼시세끼' 끝에 5분씩 방송하자고 툭 던진 말이 실제로 이뤄졌다. '신서유기 외전 - 강식당'도 '신서유기4' 게임 중 장난으로 제시한 최고급 스포츠카 때문에 성사됐다.
이렇듯 나영석 사단은 웃자고 한 이야기도 넘어가지 않고 아이템으로 만들어왔다. 이수근·은지원이 실제로 달에 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걸 알면서도 나영석 PD의 공약에 열광하는 이유다.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나영석 PD의 공약을 듣고 분노하는 이수근·은지원, 100만 명 달성 후 협상을 시도하는 나영석 PD 등 파생 콘텐트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