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드라맥스 수목극 '우아한 가'는 지난 7회에서 MBN 4.3%(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 드라맥스 0.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4.7%까지 치솟았다. (주)홈초이스 조사 결과 9월 2주차 방송 VOD 부문에서 8주 연속 정상을 지키던 tvN '호텔 델루나'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핵심이지만 단연 배종옥 캐릭터 한제국이다. 임수향(모석희), 이장우(허윤도)를 오가며 형성하는 긴장감 때문. 그 중심을 배종옥이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잘 잡아주고 있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사실 '남성'이었다. 그러나 막판 여성으로 바뀌었다. 지금에와서 보면 이것은 신의 한 수였다. 딱 들어맞는 조합이 될 수 있었던 것.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 MC그룹의 추악한 흠을 지우는 물밑의 킹메이커들이 모인 TOP팀의 헤드 배종옥(한제국)이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다 적재적소에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이 모습이 촘촘하게 그려지는데, 배종옥은 여유로운 손짓과 미소, 눈빛으로 표현해낸다. 중년 여성의 카리스마로 중무장했다.
그러면서도 임수향과 만나기만 하면 미묘한 분위기 속 독설이 오간다.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은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며 상대의 수를 간파함에 있다. 여성과 여성의 맞대결로 그려지며 불꽃 튀는 워맨스가 형성된다. 이장우와는 그의 정체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으로 시험대에 올린다. 조직의 상하구조에서 오는 무조적인 강함이 아닌 섬세하지만 내제된 묵직한 힘을 전해준다.
그 느낌이 더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남성적인 캐릭터를 남성이 아닌 여성이 소화함에 있다. 조금은 결이 다른 캐릭터로 한제국을 탄생시켰다. 배종옥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이 역이 진짜 나한테 온 게 맞나 싶었다. 너무 남성적인 캐릭터라 의아할 정도였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실제로 똑똑하고 멋진 여성들이 많기에 내 손으로 세상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야망 있는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강인한 여성이 아닌 강인한 사람으로 대사나 캐릭터의 디테일한 부분을 다듬어가면서 만들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본래 한제국 캐릭터는 남성이었다. 이 배역으로 눈여겨본 남자 배우가 있었다. 해당 남자 배우의 스케줄을 맞추기 쉽지 않기도 했고 주변에서 남성이 아닌 여성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부분에 공감한 감독님과 작가님의 상의 끝에 대본을 수정하게 된 것"이라면서 "너무 전형적인 캐릭터가 될 뻔했는데 이것을 여성으로 변화시키면서 '우아한 가'만의 특징이 좀 더 살아난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