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 이재원·두산 박세혁·키움 이지영·LG 유강남·NC양의지. IS포토 포수는 투수와 야수진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그라운드 위 사령탑이다. 변수가 많은 단기전 성패도 안방의 무게감에 달려 있다.
2019 포스트시즌이 3일부터 시작된다. 막차를 탄 5위 NC와 무풍 지대에서 전열을 정비한 4위 LG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두 팀의 시즌 상대 전적은 동률(8승8패)이다. 1·2선발이 나서기 때문에 예단이 어렵다. NC는 1패면 탈락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LG는 한동안 긴장감 있는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는 변수가 있다.
NC는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2)의 존재가 든든하다. 포스트시즌만 통산 54경기에 나섰다. 두산 소속으로 최근 네 시즌(2015~2018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중요한 경기에서 투수를 리드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달 12~13일 열린 KT전에서도 빛났다. 5강 경쟁팀과의 맞대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투수 리드를 했다. 집요한 약점 공략,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을 두루 선보였다.
타격은 물이 올랐다. 시즌 내내 3할5푼 대 타율을 유지했다. 20홈런도 넘어섰다.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에서의 통산 타율도 3할을 넘는다. 국제 대회 참가 경험도 풍부한 포수인 만큼 실력 발휘에 대한 우려는 없다. 포스트시즌 등판이 없거나 적은 NC의 젊은 불펜투수들 리드하는 게 관건이다.
LG 유강남(27)도 신뢰받는 포수다. 그는 2016시즌부터 4연속 팀 내 최다 수비 이닝을 소화하며 주전에 걸맞은 선수로 성장했다. 투수 리드는 무난하고, 5강 팀 주전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도루 저지도 했다.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때려내는 클러치 능력도 갖췄다.
포스트시즌 출전은 2016년뿐이다. 당시 그는 포수와 타자로 두루 활약하며 LG가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움과의 준PO를 모두 통과하는데 기여했다. 그 경험이 이번 가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당시 LG는 정규시즌 2위 NC에 먼저 3패를 하며 탈락했다. LG와 유강남 모두 설욕할 기회다.
3위 키움의 안방은 정상 전력이 아니다. 박동원(29)이 지난달 24일 KIA전에서 주자를 태그 하는 과정에서 오른 무릎에 부상을 당했다. 인대 손상으로 인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타석에서 좋은 감각을 보여주며 지명타자로도 나섰다. 장타 생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선택지가 줄었을 뿐이다. 대안이 없는 이탈은 아니다. 키움은 올 시즌 박동원과 포수 수비 이닝을 양분한 이지영(33)을 보유하고 있다. 수비 능력은 비슷하다. 삼성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안방을 지킨 경험도 있다.
두산은 양의지 없이 치르는 첫 포스트시즌이다.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 박세혁(29)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리그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수다. 첫 풀타임 시즌이지만 공·수 모두 기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두산 마운드가 팀 평균자책점 최상위권을 기록하는데 기여했고, 20승 투수(조쉬 린드블럼) 배출도 힘을 보탰다. 타격 성적도 준수하다. 9월에 유독 성적이 좋았다. 몰아치는 능력도 보여줬다. 가을야구에서도 기세는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2017년 플레이오프에서 양의지가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대체 선발로 나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경험도 있다.
SK 이재원(31)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를 노린다. 정규시즌에서는 SK 마운드가 예년보다 견고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됐다. 타율과 홈런 모두 지난 시즌보다 좋지 않지만, 9월 이후에는 타격감을 되찾았다. 변수는 페이스다. SK는 정규시즌 막판 급격하게 곤두박질쳤다. 주장에 주전 포수인만큼 심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