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32·NC)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끝난 직후 남긴 말이다. 그의 말대로다. 그러나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2019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선수단과 프런트는 한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NC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상대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를 공략하지 못했다. 선발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은 주무기 슬라이더를 정상적으로 구사하지 못하며 경기 초반 기세를 내줬다. 9회초 공격에서 1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2017년에 치른 SK와의 WC 1차전에서는 리그 대표 투수 메릴 켈리에게 8점을 뽑아냈다. 4위 어드벤티지를 얻은 덕분에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날 LG전에서는 내야진이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를 했다. 부담감이 엿보였다. LG는 베테랑 박용택을 대타, 선발 차우찬을 구원투수로 내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NC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을 확인했다. 지난 시즌에는 내우로 인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창단 시즌부터 NC에서 지도자를 한 이동욱 감독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해 재정비를 시작했고,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해 전력 상승을 꾀했다.
시즌 여정도 극적이다. 간판 타자 나성범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양의지의 리드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우완 사이드암 박진우, 좌완 김영규가 잠재력을 드러냈다.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는 프런트의 빠른 결단이 빛났다. 부진하던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투수 에디 버틀러를 방출하고 투수 프리드릭과 타자 제이슨 스몰린스키를 영입했다. 두 선수는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여줬다. 나성범의 부재로 불거진 외야진 무게감 저하는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메웠다.
KT와 5강 경쟁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리그 흥행에도 기여했다. 정규시즌 우승이 갈린 1일 두산전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박수를 받았다. 가을야구는 한 경기로 마치며 조연으로 남았다. 그러나 강팀으로 재도약을 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LG전 종료 뒤 NC의 분위기는 침울하지는 않았다.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선수단을 찾아 격려했다. 라커룸에서는 큰 박수 소리가 들렸다. 황순현 대표이사도 선수들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두드렸다. 김종문 단장은 이동욱 감독을 직접 맞이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고생했다"는 말이 오갔다.
이미 팀의 대들보가 된 양의지는 2020시즌 도약을 자신했다. 그는 "비록 가을야구는 짧았지만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본다"며 "내년에는 5위보다 더 높은 위치로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