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1일 잠실 NC전을 6-5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일정(144경기)에서 웃었다. 142번째 경기에서 공동 1위로 올라섰고, 잔여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드라마 같은 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통산 네 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0(2위와의 게임 차) 두산의 정규시즌 성적은 88승 1무 55패. SK와 동률이다. 승률도 0.615로 판에 박은 듯 같다. 그러나 상대 전적(7승 9패)에서 앞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1989년 단일시즌제(1982~1988년 전후기 및 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가 도입된 이후 정규시즌 최종일에 1위 팀이 가려진 건 2004년 현대와 2017년 KIA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2위와 게임 차가 없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위와 최소 게임 차 정규시즌 우승은 0.5경기(1995년 1위 OB 2위 LG)였다.
2(연속 정규시즌 우승)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구단 역사상 사상 첫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다. 이 부문 리그 최다는 2011년부터 장기 집권에 성공한 삼성이 보유한 '5년'이다. 아직 삼성의 기록에 근접한 건 아니다. 하지만 9경기 열세(종전 최다 7경기·2011년 삼성)를 뒤집고 1위를 차지해 역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5(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도 달성했다. 이 부분 리그 최다는 SK가 보유하고 있는 '6년(2007~2012)'이다. 두산은 2016년부터 사령탑에 오른 김태형 감독이 부임 첫해부터 5년 연속 팀을 꿈의 무대로 이끌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의 한국시리즈행을 책임진 류중일 현 LG 감독 이후 두 번째 대기록.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물' 김성근·김경문·김응용 감독 등도 남기지 못한 업적이다.
7(유희관의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개막 당시 하위 선발 로테이션에 고민이 있었다. 베테랑 장원준이 부상에 부진이 겹쳐 2군에 내려갔다. 선두권 경쟁 팀과 비교했을 때 물음표가 많았다. 하지만 유희관이 노련하게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28경기에서 거둔 성적이 11승 8패 평균자책점 3.25.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는 구단 최장이자 리그 역대 네 번째 대기록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내실 있는 결과였다.
9(박세혁의 3루타) 오프시즌 숙제 중 하나가 포수.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가 FA(프리에이전트)로 NC 이적을 선택하면서 박세혁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투타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3루타 9개를 때려 1989년 김성현(당시 삼성)과 1993년 박현영(당시 OB)이 작성한 한 시즌 포수 최다 3루타 기록(5개)을 경신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올 시즌 내 마음속 MVP"라고 극찬했다.
20(린드블럼의 승리) 에이스 린드블럼은 괴물 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단일리그 사상 첫 전반기 15승(종전 14승)을 달성했다. 여기에 잠실구장 18연승으로 특정구장 최다 연승 기록(종전 주형광 14연승·사직구장)까지 갈아치웠다. 주형광이 보유하고 있던 홈 최다 연승(종전 15연승)까지 16연승으로 늘렸다. 백미는 시즌 20승. 두산(전신 OB 포함) 구단으로는 박철순(1982년·24승) 다니엘 리오스(2007년·22승) 니퍼트(2016년·22승)를 이어 역대 네 번째였다.
83(팀 희생플라이) 점수가 필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뽑았다. 올 시즌 희생플라이가 83개로 리그 1위다. 팀 기록이자 리그 신기록인 2016년 68개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올해 리그 평균은 51개.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무리한 스윙보다 팀 배팅을 앞세워 효율적으로 점수를 뽑았다.
100(역대 80승 선착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 8월 30일까지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사실상 제로였다. 그날 SK가 삼성을 꺾고 80승에 선착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80승에 가장 빨리 올랐던 팀이 그해 정규시즌 우승(15차례 중 15차례)을 놓친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확률이 100%. 당시 두산은 4.5경기차 뒤진 2위였다. 9월 1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승리하면서 게임 차를 2.5경기까지 좁혔고, 결국 뒤집기에 성공했다. 상대가 손에 쥔 100%의 확률을 극복했다.
197(페르난데스의 안타) 두산은 최근 외국인 타자 농사가 '흉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쿠바 특급' 페르난데스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197안타를 때려 리그 외국인 선수 단일시즌 최다안타 기록(종전 테임즈 NC·2015)을 갈아치웠다.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종전 김재환·185개)도 새롭게 작성했다. 무엇보다 2009년 김현수(현 LG) 이후 10년 만이자 구단 역대 여섯 번째로 리그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