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감독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올 시즌도 '어우몹(어차피 우승은 모비스)'? 결과는 끝나봐야 아는 법.
지난 시즌은 울산 현대모비스의 독주로 끝났다. '모벤져스'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 구성이 좋았던 현대모비스는 "3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던 유재학 감독의 말대로 거침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역시 우승 전력에 누수가 없고, 외국인 선수 구성도 좋아 가장 막강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1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때도 대부분의 감독들이 현대모비스를 우승 후보로 지목하며 '어우몹'이 다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SK 문경은 감독과 김선형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현대모비스의 독주가 펼쳐질 것이라 예상하기는 섣부르다. 또다른 우승후보 서울 SK를 비롯해 왕관을 쫓는 추격자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디어데이 행사 때 현대모비스와 함께 가장 많이 우승 후보로 지목된 SK는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최부경, 김민수 등 국내 선수진이 좋고 외국인 선수 전력도 리그 최상위권에 꼽힌다. KBL 최장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는 물론, 비시즌 참가한 터리픽12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자밀 워니에게 기대가 쏟아진다.
이상범 DB 감독과 김종규 하지만 우승 후보들이 이 두 팀의 '투톱 체제'에 한정되진 않는다. 현대모비스와 SK 외에도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들은 더 있다. FA 대어였던 김종규를 영입, '동부산성' 재건을 노리는 원주 DB와 오세근, 양희종 등 국내 선수들의 전력이 좋은 안양 KGC인삼공사는 물론 고양 오리온과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 등도 6강 플레이오프를 넘어 우승까지 도전해볼 만한 팀들로 평가받는다.
현대모비스가 '몰표'를 받았던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뒤엔 제도 변경, 그리고 전력 평준화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신장제한이 폐지되고 출전 쿼터도 축소되면서 국내 선수 전력이 우승 후보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 것. 스피드 농구, 공격 농구 등 서로 추구하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전력 면에서도 10개 팀이 평준화되는 모습을 보이다보니 어느 팀의 독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종전 1·4쿼터 1명, 2·3쿼터 2명이 뛸 수 있었던 외국인 선수 출전 쿼터가 매 쿼터 1명으로 축소되면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승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국내 선수층이 탄탄한 현대모비스, SK 등이 우승 후보로 지목받은 이유다. 문경은 SK 감독 역시 "국내 선수가 두터운 점, 그리고 터리픽12에서 자밀 워니를 보고 강하다고 평가받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제도 변경과 전력 평준화로 인해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팀들이 보강을 잘 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변화하고 여러 상황으로 인해 난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 유 감독은 "그만큼 재미있을 것"이라며 10개 구단의 치열한 싸움을 예고했다. 분명한 건, '어우몹'의 재연을 용납하지 않을 우승 후보들이 왕관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