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기웅(34)이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근엄한 카리스마를 가진 세자 이진 역으로 활약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동생 이림 역의 차은우와 흐뭇한 형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면서도 대전에 있을 땐 영락없는 리더의 모습이었다.
실제 박기웅은 인간미가 넘쳤다. 개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개집사'. 애완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마니아다. 게임 이야기에 눈빛부터 반짝거렸다. 집돌이를 자처하는 박기웅이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에너지 소진이 많이 안 됐다. 지금도 빨리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프로 열정러'였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신입사관 구해령'을 택한 이유는. "일단 사극이 하고 싶었고 그다음에 작품 볼 때 두 가지를 먼저 보는데 첫 번째는 극이 재밌는 것, 두 번째는 캐릭터가 표현하기 재밌는 것이다. 극이 진짜 재밌고 신선했다. 스탠더드 사극들은 높은 사람들의 정권 다툼이나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여긴 그 안에서 한 파트에 불과한 예문관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져서 신선하고 재밌었던 것 같다."
-분량보단 캐릭터를 중시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딱 30대 중반의 배우 박기웅한테 분량이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주목해서 보는 것, 관심 있는 것이 있다면. "농구하는 걸 좋아한다. 잘하지는 못하는데 평소 뛰어노는 걸 좋아한다. 요샌 넷플릭스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리고 강아지들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좋아해서 자주 한다. 한 편의 영화 같은 게임이다. 엔딩을 보고 운 적도 있다. 지난주에도 CD 5장을 사 왔다.(웃음)"
-집돌이 기질이 많은 것 같다. "연예계 일을 하기 전부터 집돌이였다. 집을 좋아한다. 사무직이 아니다 보니 계속 돌아다니면서 일하지 않나. 쉴 땐 집에 있는 게 좋다. 그래서 동선이 뻔하다. 집, 애견카페 아니면 농구장이다."
-소속 농구팀이 있나. "8년 전에 만들어졌다. 내가 창립 멤버다. 멤버들로는 서지석 형과 포맨 신용재, 김원주, 샤이니 민호 등이 있다. 얼마 전에 은우랑 (이)지훈이도 같이 가서 농구를 했다. 농구는 은우가 잘하더라. 지훈이는 축구를 잘한다."
-개집사 역할을 충실히 소화 중인가. "각오를 했는데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집에 잠옷 두 개가 있다. 아무리 청소를 해도 한계가 있어서 그렇게 관계를 하고 있다. 관리는 힘들지만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 밖에서 술 한 잔을 하더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고 그렇다."
-작품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편인가. "빠져나오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딥하게 들어가는 편이 종종 있었다. 그런 경우 제일 좋은 게 다음 작품을 빨리 준비하는 게 제일 빠르긴 하더라. 그래서 습관처럼 다작을 했다. 이젠 조금씩 연차가 쌓이면서 약간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나아지는 것 같다. 지금은 빨리 빠져나오는 편이다."
-하반기 계획은. "딱히 아직 잡힌 건 없다. 너무 오버랩되는 건 죄송해서 고사했다. 겹치면서 촬영하고 싶지 않았다. 작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에너지도 좋으니 길게 쉬고 싶진 않다. 1년을 강제로 쉬어보니 내가 연기하는 걸 진짜 좋아하더라. 공백 없이 촬영하고 싶다."
-데뷔 16년이 됐다. "처음 연기하겠다고 하고 올라와서 하숙할 때가 생각난다. 그때 생각하면 진짜 운이 좋은 것 같다. 연기만 해서 먹고살 수 있지 않나. 본래 난 미대생이었다. 입시 강사를 하면서 연기하며 신인 배우 시절을 보냈다. 수입이 일정치 않아서 연기만 해서 밥 먹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그게 이뤄졌다. 잘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은데 운이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미술에 대한 욕심은 없나. "군대 가기 전까지는 그림을 계속 그렸다. 형, 동생들은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도 많다. 대중문화예술이라는 카테고리로 다 포함시켰을 때 연기나 미술은 진짜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이젠 직업이 아닌 상태로 즐길 수 있으니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 다시 그리면 되지 않을까 싶다."
-연애, 결혼 계획은. "결혼이란 건 좋은 사람과 만나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맷돌춤에 대한 기억 떨쳐버리고 싶지 않나. "그게 지겨웠던 적도 있지만 그 광고의 유명세를 타고 광고도 많이 찍고 드라마 주인공도 처음으로 했다. 20대 때는 대표작을 빨리 만들어서 그 이미지를 깨고 싶었는데, 지금은 평생 가도 상관없을 것 같다. 재미없으면 자연스럽게 잊히지 않겠나. 조금씩 연차가 쌓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모든 게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배우로서도 그렇고 배우 외적인 내 인생에서도 그렇고 모든 걸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