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총연출, 영상 감독·편집에 예능 찍고, 춤추고, 노래하고, 랩하고…그룹 슈퍼주니어가 15년차 다재다능 군필돌의 면모로 공연을 이끌었다.
슈퍼주니어(이특, 희철, 예성, 신동, 은혁, 동해, 시원, 려욱, 규현)는 12일, 13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DOME(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SUPER JUNIOR WORLD TOUR - SUPER SHOW 8 : INFINITE TIME'(슈퍼주니어 월드 투어 -슈퍼쇼 8 : 인피니트 타임)을 개최하고 시야제한석까지 포함해 총 1만8000석을 전석 매진시켰다. 15년차에도 굳건한 티켓파워를 보여준 슈퍼주니어는 팬들을 위해 알찬 구성의 공연으로 보답했다. 최초공개 포함 30곡의 세트리스트 '슈퍼쇼8'은 정규 1집 '슈퍼주니어05'부터 발매를 앞둔 정규 9집 '타임 슬립'까지 총망라한 무대로 진행됐다. 정규 9집 수록곡 '더 크라운'을 최초공개하며 등장한 슈퍼주니어는 '미인아' '섹시, 프리 앤 싱글' '미스터 심플' '너 같은 사람 또 없어' '로꾸거' '데빌' '마마시타' '블랙슈트' '쏘리쏘리' 등 그간의 활동을 돌아볼 수 있는 타이틀곡 무대와 팬들을 향한 사랑을 담은 구성의 '사랑이 죽는 병' '사랑이 떠나다' '사랑이 이렇게'로 무대를 꾸몄다. 또 이특과 시원은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헤어스프레이'로 흥을 끌어올렸고 보컬유닛 K.R.Y.(규현 려욱 예성)는 댄스 퍼포먼스로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힙하고 섹시한 움직임을 보였다. 신동, 은혁, 동해는 D&E의 '너의 이름은'으로 호흡하며 레트로 끝판왕을 자처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예능 활동에만 참여하기로 한 희철은 '갈증' 등 무대 중간 영상으로 등장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번 컴백곡이자 JTBC '아는형님'에서 선공개된 '슈퍼클랩'은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공개됐다. 이밖에도 오프닝곡 '더 크라운'을 포함해 '헤즈 업' '아이 띵크 아이' '썸바디 뉴' '쇼'까지 14일 발매하는 정규 9집 '타임 슬립'에 수록된 노래를 미리 들려줬다. '스테이 위드 미'는 신동이 연출한 안무영상 VCR로 공개됐다. 빛을 이어가며 하나가 되는 멤버들의 모습이 신동의 감각적인 편집으로 만들어졌다.
은혁 총연출, 신동 영상감독 신동이 연출한 영상들은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멋있다가도 망가지는 자타공인 '예능돌' 슈퍼주니어의 다채로운 모습을 녹여냈다. 멤버 전원이 올드스쿨 랩을 하는 퍼포먼스를 담아내기도 하고, 사랑과 엘프(팬클럽)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퇴근을 건 미니 예능으로 웃음을 불렀다. '워크맨' 장성규가 조교로 등장해 예비군 슈퍼주니어가 7가지 훈련을 소화하는 컨셉트다. VCR 이후 자연스럽게 예비군 컨셉트로 등장한 슈퍼주니어는 "엘프 공주 앞으로, 경례"를 외치며 군필돌의 씩씩함을 보여줬다. 군복 입은 멤버들의 모습으로 화면을 채우기도 했다. 신동은 "멤버들이 예능을 잘하니까 재미있게 풀어냈다. 전보다 영상이 배로 길어졌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총연출을 맡은 은혁은 무대마다 디테일을 살려 노래와 어우러지게 했다. 바닥의 LED 조명 위에서 춤추는 멤버들의 모습을 천장 카메라가 잡아 화려한 공연을 만들었다. 돌출무대 중심으로 멤버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팬들을 가까이 만났고 리프트를 타고 위에서 팬들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그는 "멤버들과 오랜만에 다같이하는 무대라서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바쁜 스케줄인 걸 알면서도 연습을 과하게 시켰다. 앨범과 공연을 관통하는 레트로 컨셉트를 통해 재미를 더했다. '역시 이맛이지' 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결국은 팬사랑 멤버들은 팬들의 '찐'사랑에 감동했다. 동해는 "누군가를 10년 이상 기다린다는 건 쉽지 않다. 감히 도전할 수조차 없는 일인데 그 어렵고 힘든 것들을 다 겪어내면서 같이 있어준 그대들, 엘프들 고맙다"고 전했다. 이특은 "전에는 성공하고 싶고 일등만 하고 싶어서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젠 여러분들의 손을 잡고 산책하고 싶다"며 오래오래 가는 슈퍼주니어를 약속했다. 슈퍼주니어의 진심은 공연 전반에 담겼다. 군복무를 마친 이들은 팬들과 무한한 시간을 함께 걷고 싶다는 메시지로 '슈퍼쇼8'을 채웠다. 예성은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시원은 "그 존재만이 생각난다"고 덧붙였고 신동은 "나도 사람인지라 상처를 받았는데 그걸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 엘프의 사랑 덕분"이라고 용기를 주는 존재라고 거들었다. 은혁 또한 "사랑을 하면 용기가 생긴다. 최근 들어 엘프를 많이 사랑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고, 려욱은 "나이가 들수록 소중하고 사랑한다는 말 많이 못해줘서 미안하다"며 엘프에 사과했다. 영상으로 등장한 희철은 "사랑은 아름답고 따뜻하다. 가장 많이 쓰는 말인데 쉽지 않다"면서 14년 이상 사랑해주는 엘프에 고마워 했다. 규현은 "팬과 가수는 짝사랑이 아니라 생각한다. 가끔 팬들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참는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사랑해주는 모습에 울컥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1만8000여 명의 팬들과 월드투어 시작인 서울 공연을 장식한 슈퍼주니어는 14일 오후 6시 정규 9집 '타임 슬립'을 발매하고 '슈퍼클랩'으로 활동을 펼친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