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구단은 "▶데이터 분석 및 활용 ▶포지션 전문성 강화 ▶프로 선수로서 의식 함양 ▶팀 워크 중시 등 구단의 방향성을 실현할 적임자로, 메이저리그에서 다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그 역량을 검증받은 윌리엄스 감독을 선택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KIA는 5월 16일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를 발표한 이후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 전 감독이 2014년 지휘봉을 잡고 있던 LG에서 자진 사퇴를 하고 약 3주 뒤 양상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LG와 달리 KIA는 긴 호흡 속에 사령탑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5강 진출이 어려워지자 시즌 막판부터 KIA의 신임 사령탑 선임에 관심이 쏠렸다.
이 과정에서 몇몇 국내 지도자가 후보군에 언급됐다. 특히 타이거즈 레전드 출신으로 수도권 구단에 몸담고 있는 A 코치의 이름이 비중 있게 오르내렸다. 마침 모 그룹에서도 A 코치의 감독 복귀를 원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다만 최근 KIA의 사령탑 선임은 외국인 감독 쪽으로 무게가 크게 쏠렸다. 몇 몇 사령탑 선임 조건을 정해놓은 가운데, 여기에 부합한 윌리엄스 감독과 접촉했다. 오클랜드가 지난 3일 탬파베이와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1-5로 져 가을 야구를 조기 마감하자 KIA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계현 KIA 단장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15일 전후로 새 감독 선임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직접 윌리엄스 감독을 만나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조계현 KIA 단장은 "우리는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사실 윌리엄스 감독이 오클랜드 3루 코치 계약을 구두로 약속받아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마침 인연이 닿았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모 그룹의 지배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KIA는 국내 야구단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구단으로 손꼽힌다. '모 그룹에서 국내 지도자를 원한다'는 이야기와 관련해 조계현 단장은 "구단에서 보고서를 올리면, 그룹에서 구단에 계획 등을 잘 이해해주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KIA는 외국인 사령탑, 또 그중에서도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했을까?
'변화'와 '체질 개선'을 택했다. 특히 신임 감독의 선임 배경 중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이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이다. 그동안 KIA는 장비를 이용한 데이터 이용이 가장 더딘 편이었다. 요즘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국내 야구단 역시 현장에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조계현 단장은 "팀 구성에 맞게 변화를 주고 싶었다. 또 데이터 시대에 맞게 우리 팀도 충분히 분석하고 자료를 활용하는 지도자를 모셔오고 싶었다"고 했다. 윌리엄스 신임 감독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통해 기량 발전을 끌어 내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선수단과 소통에도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 단장은 "요즘 일반적인 코칭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릴리스 포인트, 볼 회전, 타구가 흘러가는 방향 등 데이터를 갖고 얘기하면 선수들이 더욱더 쉽게 받아들이기 쉽다"며 "이런 지도 방식을 통해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신뢰 관계가 더욱 쌓일 수 있다. 단장으로 이런 부분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이 현재 전력을 감안하고, 팬 서비스를 통해 거리를 좁히면서, 모기업 및 구단의 이미지를 고려해 화려한 경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았는데 윌리엄스 감독이 확 들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