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11-9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2019시즌 KBO 리그 패권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1위에 올랐고, 최종 무대에서도 1·2차전을 끝내기 승리로 장식하며 기세를 높였다. 4차전에서는 고비가 있었다. 저력 발휘를 위한 장치가 됐다. 키움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업셋을 노렸지만 한 수 위의 전력을 확인시켰다. 창단 여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흔들린 수비 그리고 유희관....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발투수 유희관은 1회말 선두타자로 상대한 서건창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 김하성과 이정후, 키움 영건 듀오는 각각 유격수 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야수 실책에 실점을 했다. 박병호의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다리 사이로 빠뜨렸다. 강습 타구이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여파가 이어졌다. 유희관은 후속 제리 샌즈에게 장타를 허용했다. 스윙 타이밍은 늦었지만 배트 끝에 걸렸고 우측 선상으로 향했다. 1루 주자던 박병호가 3루를 돌아 여유 있게 홈을 밟을 수 있을 정도로 깊숙한 위치에 공이 흘렀다. 0-2.
그러나 두 번째 공격 만에 리드를 되찾았다. 실책을 한 김재호가 만회했다. 2사 주자 없는 2회말 공격에서 우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다. 샌즈의 실책성 플레이도 나왔다. 박세혁이 완벽한 타이밍에 당겨치는 스윙으로 우측 외야에 공을 보냈다. 야수는 포구 위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 한동안 공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그사이 김재호가 홈을 밟았다.
후속 타선이 흔들린 최원태를 공략했다. 허경민이 좌전 안타를 치며 박세혁을 불러 들렸고, 오재원도 우중간에 적시타를 때려냈다. 단번에 3-2로 앞서갔다.
2회 수비에서 다시 흐름을 내줬다. 유희관이 무너졌다.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중전 안타, 후속 김혜성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박정음의 희생번트는 포수와 3루수, 투수가 미루다가 내야 안타를 내줬다. 좋지 않은 흐름에서 서건창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시 2점을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함덕주로 교체했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이정후에게는 우측 방면 스퀴즈 번트를 허용했다. 1루수가 홈 송구를 선택했지만 주자의 발보다 공이 느렸다. 흔들린 함덕주는 2사 뒤 샌즈와 송성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다시 바뀐 투수 김승회는 이지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6실점.
1차전 역전 재연, 5점 차 뒤집기
그러나 두산은 1차전 승부를 재연했다. 5점 차를 다시 따라잡았다. 4회는 2사 뒤 박세혁이 중전 안타, 허경민이 좌중간 2루타를 치며 1점을 추격했다. 5회는 선두타자 국혜성의 우중간 2루타, 후속 정수빈의 중전 안타로 만든 1·3루 기회에서 오재일이 바뀐 투수 안우진으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쳤다. 김재환은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 기회를 얻어냈다.
대타 최주환의 강습 타구가 1루수 박병호 정면으로 빨려들어가며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후속 김재호의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가 폭투를 범하며 정수빈이 홈을 밟았다. 1점을 다시 추격했다. 김재호는 볼넷을 얻어내며 다시 만루를 만들었다.
기어코 역전까지 해냈다. 박세혁이 바뀐 투수 김상수로부터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아웃카운트만 더해진 2사 만루에서 허경민이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냈다. 오재원은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을 하며 좌중간을 갈랐다. 2타점 적시타. 다시 두산 9-8로 앞섰다.
약점이던 불펜까지 존재감 발산, 두산 V6
승기를 잡았다.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불펜진도 힘을 냈다. 앞선 3회말 2사 1·3루에 오른 최원준은 4회까지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더블스토퍼 한 축인 이형범도 5, 6회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7회는 베테랑 이현승이 선두타자 김혜성을 땅볼 처리했다. 후속 김규민에게는 1루 강습 타구를 허용했고, 1루수 오재일이 포구 실책을 하며 출루를 내줬다. 그러나 바뀐 투수 윤명준이 서건창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다. 오재원이 잡아 주자는 태그하고 타자 주자는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우승까지 9부 능선을 넘은 두산은 9-8 스코어가 이어진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마지막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상 마무리투수인 그가 1사 뒤 송성문에게 볼넷, 대타 김웅빈에게 우전 안타, 대타 박동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김규민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홈에서 아웃을 잡아냈지만 후속 서건창의 내야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포구를 하지 못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강했다. 연장 10회초, 오재원이 9회에 이어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전날'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치며 다시 앞서갈 기회를 잡았다. 1점 승부. 두산 벤치는 정진호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고 그가 안정감 있게 수행했다. 이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정수빈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오재일이 초구를 공략해 깔끔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시 10-9로 앞섰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침묵하던 김재환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우승을 향해 길을 텄다. 두산은 두 번째 맞은 '마지막' 수비에서는 리드를 지켜냈다. 이용찬이 선두타자 이정후를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가 남은 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2019시즌 KBO 리그가 막을 내렸다. 두산이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