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트로트에 빠졌다. '대세' 송가인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고 '국민MC' 유재석은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데뷔를 준비 중이다. 올해 트로트 행사와 공연은 근래 들어 최고 흥행을 이뤄냈고 방송가는 트로트를 결합한 기획물을 풀어낸다. 최근 행사 관계자는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전국 행사에서 트로트 수요가 급증했다. 한동안 행사계를 점령했던 힙합의 인기가 트로트로 옮겨온 것 같다"고 사견을 전했다. 정안알밤휴게소 상행선의 음반가게 사장님은 "요즘은 CD보다 USB가 잘 나간다. 5년 전만큼 매출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미스트롯' 경연곡들에 대한 수요가 간간히 있다. 상행선보다는 하행선 쪽에서 잘 팔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휴게소 직원은 "단풍놀이를 가는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트로트 CD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트에서도 송가인 돌풍은 이어진다. MC몽의 신곡 '인기' 피처링에 참여하고 실시간 차트 1위에 힘을 보탠 것. 지난 25일 발매된 '인기'는 26일과 27일 양일간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차트에서 이틀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병역 비리 의혹을 받은 MC몽과 협업한다는 자체로 일각의 부정적 여론에 휘둘리고 있지만, 한편으론 송가인이 노래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는 호평도 이어진다. 한국적 색채를 원했던 MC몽의 부탁을 받은 송가인은 노래로만 평가에 이번 피처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진아, 김연자 등 선배들의 신곡 발매도 꾸준하다. 김연자는 '아모르 파티'에 이어 EDM을 섞은 트로트 '블링블링'으로 다양한 행사를 돌고 있다. 태진아는 아들 이루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김선달'로 스타일 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앨범에는 EDM 풍의 '김선달'뿐만 아니라 정통트로트 '날 두고 가지마라'도 담겨 듣는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방송가도 트로트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다. TV조선은 '미스트롯' 인기에 힙입어 내달 '미스터트롯' 녹화를 앞두고 있으며, MBC 간판PD인 김태호는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유재석을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키워내는 중이다. 유산슬의 데뷔곡 '합정역 5번 출구'는 이건우 작사·박현우 작곡에 정경천 작곡가가 편곡을 맡아 공개를 앞뒀다. KBS는 "트로트 전성시대를 맞아 6주간의 특급 프로젝트 '트로트가 좋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국의 숨은 트로트 고수들을 찾아내기 위해 엄격한 예심을 거쳐 25명의 본선 진출자를 꾸렸다. 최종 우승자 1인에게는 2000만 원 상당의 트로트 활동 지원금과 앨범 발매의 기회가 주어진다. 첫 경연 무대에서는 하춘화, 설운도, 남상일, 박현빈이 심사위원으로 출동했다.
하춘화는 영암군에 국내 최초 한국트로트가요센터를 건립하고 29일 개관식을 연다. 이번 센터의 설립은 작고한 하춘화의 아버지가 60년 가까이 딸의 가수 활동을 통해 모은, 한국 전통 가요 연구의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영암군에 기증하면서 출발했다. 1층엔 한국 전통가요 역사관이 마련되고, 2층엔 하춘화 전시로 진행된다. 공연장은 총 200석 규모다. 군에서는 월출산 기찬랜드 일원에 문화관광 시설을 집적화시켜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중 유일하게 트로트 셀럽마케팅에 주력해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군청은 "기성 가수의 작사·작곡 등 창작활동 지원과 신인가수 등용문·교육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