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가입자 3100만명을 보유한 SK텔레콤과 카카오톡 회원 4400만명이 있는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28일 밝혔다.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한다.
그동안 모빌리티와 콘텐트 등에서 경쟁하던 두 회사가 지분까지 교환하며 동지가 된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는 ICT 분야에서 매번 충돌하거나 경쟁해왔다. SK텔레콤은 카카오톡 때문에 주요 수입원이던 문자 메시지 서비스를 무료화했고,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사업에서 SK텔레콤의 'T택시'의 도전을 받고 있다. 내비게이션에서도 T맵과 카카오내비가, 음악 서비스에서 플로와 멜론이 각각 경쟁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 관계인 두 회사가 손 잡은 것은 5G 시대를 맞아 ICT 산업의 국가·사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양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도 "양사가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트·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5G 서비스와 카카오톡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를 공동으로 선보이고, 커머스 분야에서는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콘텐트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IP(지식재산권) 및 콘텐트 제작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AI·IoT·금융 등 영역에서 양사의 기술 및 서비스 간 중장기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양사 간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유영상 사업부장과 여민수 공동대표가 시너지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