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가 5%의 확률을 잡았다. LG는 28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구단 순위 추첨에서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지난 시즌 각 팀의 성적에 맞춘 비율에 따라 총 200개의 공을 추첨기에 넣고 1, 2차에 걸쳐 뽑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순위 추첨에서 LG는 전주 KCC와 함께 4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에게 주어지는 10개의 공(5%)을 넣었다. 우승팀 울산 현대모비스(1개·0.5%) 준우승팀 인천 전자랜드(3개·1.5%) 다음으로 적은 숫자지만 이 10개의 공 중 하나가 재추첨 해프닝 속에 첫 번째로 추첨기를 통과하며 LG에 1순위 지명권을 안겼다. 현주엽(44) LG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현주엽 LG 감독. 연합뉴스 제공 5%의 확률을 뚫고 1순위의 행운을 거머쥔 현 감독의 고민은 이제부터다. 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는 41명의 신인 선수 중 누구를 선택할 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주변의 평가는 '토종 빅맨' 쪽으로 쏠린다. 김종규(28·원주 DB)가 떠나면서 높이가 낮아진 만큼, 박정현(고려대·202.6cm)이나 이윤수(성균관대·202.7cm) 등 장신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역시 올 시즌 최대어로 평가받는 박정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이 점쳐진다. 재밌는 건 LG가 1순위 지명권을 가진 게 2001년(송영진 지명), 2013년(김종규 지명)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 앞서 두 번의 지명 때 모두 빅맨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현 감독은 "박정현, 이윤수가 높은 순위로 선발되지 않을까 싶다"며 "어떤 선수를 뽑을 지 다시 생각해보겠다. 장신 선수 위주로 고려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순위 이후로는 대체로 지난 시즌 성적에 따른 추첨 결과가 나왔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7~10위 4개 팀이 32개(16%)씩,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4강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한 고양 오리온과 부산 kt 두 팀이 24개(12%)씩 공을 넣었고 그 결과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이 각각 2순위, 3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오리온이 4순위, 서울 SK가 5순위 지명권을 가져가고 원주 DB와 kt, 전주 KCC가 6순위부터 8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9순위는 전자랜드, 10순위는 현대모비스다.
KBL 제공 KBL 10개 팀은 이날 추첨으로 정해진 지명권을 가지고 11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 나선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박정현, 이윤수 외에도 김경원(연세대) 박찬호(경희대) 등 대학 무대에서 활약한 대어급 빅맨 선수들과, 탁월한 신체 능력을 앞세워 시선을 끈 고려대학교 3학년 가드 김진영 등이 상위 지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