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6%를 돌파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가상의 도시 '옹산'을 배경으로 한다. 간장게장이 유명한 항구 도시로, 주인공 강하늘(황용식)을 비롯한 극중 인물들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하지만 실제 주요 촬영지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에 있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다. 본래는 게장 골목이 아니지만 드라마 미술·소품 팀의 섬세한 작업이 더해져 촬영하는 날마다 진짜 게장을 판매할 것 같은 골목으로 변신한다. 게장 골목을 소개하는 지도에 게장의 효능을 설명하는 안내판까지 있어 실제 옹산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포항시청 국제협력관광과 신성민 주무관은 "최근 주말 하루 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구룡포 근대문화거리를 방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하며 "까멜리아로 나오는 문화마실 앞이 최고의 포토존이다"라고 귀띔했다.
공효진(동백)이 운영하는 술집 까멜리아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촬영을 위한 시설로 오해 받지만 마을 주민들의 예술활동 공간으로 이용되는 '문화마실'이라는 곳이다. 촬영할 때만 간판을 달고 외관만 사용한다. 내부는 세트이지만 문화마실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다른 인기 포토 스폿은 공효진·강하늘이 걸터앉아 마주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포스터 촬영지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입구를 통과해 구룡포 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가파른 돌계단이 있다. 돌계단 꼭대기에서 포스터 속 공효진·강하늘의 포즈를 따라한 사진을 남기는 게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는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촬영지였고, 포항 12경에 선정되는 등 원래도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동백꽃 필 무렵' 덕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신 주무관은 "'동백꽃 필 무렵'이 방송된 이후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관광객들이 주변 음식점이나 상업 시설을 이용하면서 주민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