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위 관계자는 4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일주일 전(실제 10월 31일) 감독 인터뷰를 하러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심 잘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날 키움은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손 코치를 계약 기간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팀을 올해 한국시리즈로 이끈 장 감독의 재계약 불발만큼 예상하기 힘들 결과였다.
갑작스럽게 1군 투수코치가 팀을 나가게 된 SK로선 당황스러울 수 있다. 손 코치는 내년 시즌에도 투수 파트를 맡을 게 유력했다. 이미 대부분의 구단이 코칭스태프 선임이 마무리돼 대체 자원을 찾기도 어렵다. 그러나 관계자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구단에 양해를 구했던 내용이다. 축하할 일이다"며 "손혁 코치의 공백은 (1군 불펜코치인) 최상덕 코치가 채우면 되고 구단의 매뉴얼대로 운영하면 된다"고 밝혔다. SK는 손 신임 감독을 따라 키움으로 이동하는 추가 이탈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혹시라도 팀을 떠나는 코치가 있더라도 2, 3군에 있는 코치 등을 통해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손 신임 감독은 염경엽 감독의 '복심'으로 통한다. 염 감독이 넥센 사령탑을 맡았을 때 투수코치로 호흡을 맞췄고 2017년 10월 염 감독을 따라 SK로 팀을 옮겼다. 올 시즌 감독과 투수코치로 의기투합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 등 젊고 유능한 투수들을 발굴해 1군에 안착시킨 주역 중 한 명이다.
SK를 떠나 키움을 이끌게 된 손혁 신임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의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이며 한 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이미 탄탄한 선수단 전력과 각 파트별로 유능한 코칭스태프가 구성돼 있다. 여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진야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며 "변화보다는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