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대전 코레일과 수원 삼성의 경기 모습. 1차전 0-0 무승부를 거둔 두 팀은 오는 10일 수원에서 결승 2차전을 펼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19 KEB하나은행 FA컵' 우승팀. 정말 아무도 모른다.
결승이 열리기 전 K리그1(1부리그) '명가'로 꼽히는 수원 삼성의 손쉬운 우승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결승 상대가 3부리그인 내셔널리그 소속 대전 코레일이기 때문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수원이 압도한다. K리그1 최고의 선수 염기훈을 비롯 국가대표 홍철 그리고 K리그1 득점 1위를 질주 중인 외국인 공격수 아담 타가트도 있다. 대전 코레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 FA컵 역사에서도 수원은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원은 총 4회(2002·2009·2010·2016) 우승으로 포항 스틸러스(4회)와 함께 FA컵 최다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전 코레일은 구단 역사상 첫 결승행을 일궈냈다. 이런 두 팀의 대결. 누가봐도 쉽게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모두가 너무나 쉽게 예상을 한 것이다. 지난 6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1차전. 두 팀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어떤 팀이 1부인지, 3부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결과는 0-0 무승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사실상 대전 코레일이 기선제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결승 2차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우승컵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누가 우승하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다. 수원은 역대 최다인 5회 우승, 대전 코레일은 FA컵 최초의 내셔널리그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과 김승희 대전 코레일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대전 코레일의 돌풍이 한국 축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수원을 상대하기 전 울산 현대, 강원 FC 그리고 상주 상무 등 1부리그 팀들을 무너뜨리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런 기적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전 코레일에 많은 축구팬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반면 3부리그를 상대로 저조한 경기력을 보인 수원은 비난받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전 코레일을 만나기 전 4강에서 4부리그인 K3 소속 화성 FC에 고전했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축구라는 것이 그렇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토너먼트, 그리고 단판경기에서 약팀에게 무너질 수 있다.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무대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이런 이변의 가능성이 크기에 축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FA컵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자주 연출되고 있다. FA컵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대전 코레일의 돌풍도, 수원의 부진도 이런 현상으로 보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김승희 대전 코레일 감독은 "축구라는 것이 전력 차이가 있어도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 이것이 축구의 묘미다. 수원을 상대하지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3부리그의 상승세와 1부리그의 하락세가 만나 1996년 시작된 FA컵 23년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마지막 한 경기가 성사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