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KBO는 난감한 입장이다. 일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 확인 및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키움은 7일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KBO에 감사 결과를 제출해 KBO의 조치를 겸허히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키움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에 가담했다는 이유를 들어 박준상 전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장정석 전 감독과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런 자체 조처를 한 뒤, 이제는 KBO에 공을 떠넘겼다. KBO 고위 관계자도 "엄청나게 부담스럽다"고 난색을 표했다.
KBO는 법조인 등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열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뒤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실 확인 등에 꽤 시간이 필요해, 결론까지는 최소 2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옥중경영 의혹에 대해 키움에서 어떠한 증거나 확신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키움이 주장한 녹취 등에 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있어 애매할 수도 있을 듯하다"고 염려했다. 이어 "객관적 증거의 유무 여부,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등이 필요하다. 또 당사자를 직접 만나고, 추가 제보 등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KBO가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최고 수준인 '영구 실격' 징계를 내려서다. KBO 관계자는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는 어렵다"면서 "다만 '옥중 경영'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이에 연루된 임직원에게 징계 조처가 내려질 것이다"고 했다.
최근 키움은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을 맺지 않은 데 대해 "장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를 만나 '2년 재계약'을 약속받는 등 옥중 경영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KBO 관계자는 "감독 재계약 문제와 관련해선 구단의 권한이므로 KBO가 할 수 있는 점은 없다"고 밝혔다.
키움은 내부 싸움에서 비롯된 이번 논란을 놓고 거짓 해명을 이어가다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KBO에 판단을 떠미는 모양새다. KBO는 "키움 히어로즈의 이번 사태는 내부 권력 다툼에서 비롯된 것 같아 사실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더욱 더 KBO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