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1부리그) 수원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A컵 결승 2차전 내셔널리그(3부리그) 대전 코레일과 경기에서 4-0 승리를 거뒀다. 지난 6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뒤 홈에서 승리를 챙겼다. 수원은 이변을 허락하지 않았다. 압승이었다. 전반 14분 고승범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23분 고승범·후반 31분 김민우·후반 39분 염기훈까지 연속골을 넣으며 우승을 신고했다. FA컵 정상에 오른 수원은 역대 FA컵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1996년 시작된 FA컵 23년 역사에서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수원은 2002·2009·2010·2016년 우승에 이어 2019년까지 정상에 오르며 총 5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포항 스틸러스(4회)와 공동 1위였지만 이번 우승으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우승상금 3억원도 손에 쥐었다.
우승을 이끌며 FA컵 지도자상을 수상한 이임생 수원 감독은 "개인적으로 4-0 대승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있게 홈에서 경기를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감사하다. 응원해주신 수원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또 고승범이 2골 맹활약을 했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우승의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화성 FC와 4강 1차전 원정에서 0-1로 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 감독이라는 자리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리라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결승까지 왔고, 모두가 선수들의 공이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2골을 넣으며 MVP에 선정된 고승범은 "1차전 무승부를 거둬 2차전 준비를 하는데 부담감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다 같이 뭉쳐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래서 우승을 했고, 더 뜻깊은 우승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동안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지만 항상 준비를 하고 있었고, 준비한 대로 보여준 것 같다. 골이 없어 슈팅도 연구를 많이 했다. 이 노력이 골로 연결된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돌풍은 멈췄지만 후회는 없다. 김승희 대전 코레일 감독은 "여기까지 올라올 동안 힘을 주신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열심히 했는데 성취를 못한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부족한 것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감독은 부족하고 실패했지만 선수단은 훌륭하게 잘 했다.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여기서 축구가 멈추는 것이 아니다. 다시 속도를 내서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FA컵은 수원의 5회 우승으로 결말이 났다. 하지만 수원의 전진이 끝난 것이 아니다. 수원은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FA컵 우승으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손에 쥐었다. 수원이 2년 만에 다시 아시아 무대로 향하는 것이다. '명가' 수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FA컵 우승으로 만족할 수 없다. K리그1과 함께 ACL에서도 위용을 떨쳐야 수원다워 진다.
이 감독도 다음 시즌 ACL을 주시하고 있다. 그는 지금 수원에 가장 필요한 부분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염기훈이 'ACL에 가게되면 구단에서 선수 보강에 도움을 주지 않겠나'라고 말한 것을 봤다. ACL에 가게 되면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 구단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