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을 돌봐주러 온 외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10대 손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소영 부장판사)는 12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19)씨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을 돌봐주러 집으로 온 70대 외할머니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대학을 자퇴한 A씨는 재학 당시 성희롱을 당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 당일 외할머니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흉기와 목장갑을 준비해 새벽에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 후 방 거울에 립스틱을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는 내용의 글을 써두고 집을 나가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같은날B씨를 발견한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임상 심리 평가 결과 조현성 성격장애, 조기 정신증(망상 및 환각이 나타나는 활성기 조현병 이전의 상태) 등의 증상이 의심된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은 사전에 범행도구를 미리 구입하고, 피해자가 잠을 자러 들어갈 것을 기다렸다가 범행한 점 등을 미뤄보면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을 가장 아껴주고 보살펴준 외할머니를 더욱 존경하고 사랑하여야 함에도 너무나도 끔찍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다"며 "이 사건 범행의 심각성과 중대성은 일반인 법 감정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