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제일 호구가 희대의 연쇄살인마라는 착각에 빠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웃음과 긴장,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호구 반전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했다. '백일의 낭구님' 이종재 감독과 '피리 부는 사나이' '개와 늑대의 시간'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얼마나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할지 궁금해진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에서 tvN 새 수목극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종재 감독, 배우 윤시윤, 정인선, 박성훈이 참석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마음 약하고 소심한 세젤호구(세상 제일의 호구) 윤시윤(육동식)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는 어쩌다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는다. 그 과정에서 살인 과정이 상세히 기록된 싸이코패스의 다이어리를 우연히 획득하며 자신이 살인마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인물. 이로 인해 먹이사슬 최하층에 위치해있던 윤시윤이 포식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변해가는 모습과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이종재 감독은 작품과 관련, "장르적인 요소도 있지만 유쾌한 부분도 있다. 약자가 강자한테 더 큰소리를 낼 수 있는 작품이다"라면서 사이다 매력을 예고했다. 이어 "배우들과 잘 맞아 기쁘게 촬영하고 있다. 세 사람이 대표로 나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성들이 다 좋다. 현장에서 큰소리가 날 일이 없다"고 자신했다.
'백일의 낭군님'이 14%를 돌파하며 큰 성과를 거뒀던 터. "전작이 잘 되어서 기쁘다. 부담감은 없다. 이번 작품도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시청률은 잘 모르겠지만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만족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윤시윤이 소화하는 육동식 캐릭터가 혼자 착각에 빠지는 게 코미디다. 정인선, 박성훈이 연기하는 게 장르물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얼'은 장르물적인 요소, '백일의 낭군님'은 멜로적인 요소가 많았다면 이번엔 두 요소가 섞여 있기에 좀 다르다. "생활적인 측면이 더 강조됐다. 기존에 있는 포장되어 있는 싸이코패스가 아니다. 이 부분에서 차별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시윤은 이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 "SBS '녹두꽃' 촬영 당시 대본을 받았는데 역할 자체가 재밌었다. 확 빠져들었다. 대본에 너무 빠졌었다. 짝사랑을 하다가 들어온 느낌"이라고 답했다. 정인선은 "좀 더 걸크러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기대해 달라"면서 "세상을 살아갈 때 '처세'라는 부분에 고민한 적이 있다면 재밌게 다가올 것이다. 고민상담을 대신해줄 수 있는 드라마"라고 덧붙였다. 박성훈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었다. 물론 두 작품 연속 악역이라 부담감을 가지고 대본을 읽었는데 그러한 부담감이 지워질 정도로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 싸이코패스와 호구 연기를 오가야 하는 윤시윤은 "선배님들이 기존 싸이코패스 연기를 완벽하게 해왔기 때문에 많이 배우면서, 참고하면서 준비하면 되겠다 싶었다. 이 역할이 특이한 게 사실은 호구고 어리바리한 친구다. 싸이코패스와 호구를 잘 섞어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주변에서 '진짜 잘할 것 같다'고 박수를 치면서 환영하더라. 자연인 윤시윤의 바보스러움이 잘 섞인 괴짜 싸이코패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박성훈과 캐릭터가 워낙 달라 극과 극이다. 일단 기장 차이도 있다.(웃음) 각자 연기를 믿고 재밌게 하고 있다"고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박성훈은 윤시윤에 대해 "윤시윤의 연기를 보면 그냥 육동식이란 인물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호흡이 정말 좋다"고 자신했다.
로맨스 여부가 궁금증을 불러왔다. 이종재 감독은 "극 중 로맨스는 없을 것 같다. 장치적으로 살짝 들어가긴 하나 작품을 크게 뒤흔들 로맨스는 없을 것이다. 조연 배우들의 애드리브와 극 중 코믹 요소들이 재밌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류용재 작가가 반박해 웃음을 안겼다. "윤시윤과 정인선이 동지적인 관계로 사건을 추적하면서 썸 아닌 썸을 탈 것이다. 박성훈은 자기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혼란을 주기 위해 정인선에게 일부러 접근한다. 스릴러가 가미된 썸 아닌 썸이 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류용재 작가는 "싸이코패스를 희화화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 "주변을 둘러봤을 때 싸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이 일상에도 많고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선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뒤통수 치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안에 호구 같은 동식이, 반대편에 인우 같은 인물이 있다면 어떨까. 그 사이에 그들의 정체를 쫓아가는 순경을 뒀다. 우리 일상 속에 녹아든 이야기다. 결말까지 보면 작가들의 진심이 와닿을 것"이라고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분위기메이커 윤시윤 덕에 웃음꽃이 활짝 핀 분위기 속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팀. 좋은 에너지가 긍정적인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이어질까. '청일전자 미쓰리' 후속으로 20일 오후 9시 3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