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는 오는 30일 FC 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 플레이오프 경기를 펼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직행' 티켓을 놓친 부산 아이파크가 '완행' 열차에 타고 다시 한 번 승격을 노린다.
부산은 30일 오후 2시 구덕운동장에서 FC 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2부리그)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2위로 일찌감치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있던 부산은 지난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안양과 승강 플레이오프로 가는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혈전을 펼치게 됐다.
부산은 올 시즌 가장 간절했던 목표인 리그 우승과 그에 딸려오는 자동 승격 '직행' 티켓을 놓쳤다. 시즌 초부터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1위를 질주한 광주FC가 정규리그 33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1부로 직행했다. 광주를 맹렬하게 추격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부산은 정규리그 2위를 일찌감치 확정짓는데 만족해야 했다.
조덕제 부산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부산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조덕제(54) 감독을 영입, '이번에야말로' 정규리그 1위를 통해 K리그1(1부리그)에 복귀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2017, 2018년 2시즌 연속으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으며 1부리그 복귀에 실패했던 뼈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2015년 리그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섰던 부산은 당시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에 도전한 수원FC를 만나 0-1, 0-2로 패하면서 기업구단으로는 최초로 K리그1에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승강제가 도입된 뒤 강등은 늘 시도민구단의 몫이었기에 '설마'했던 기업구단의 강등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지워지지 않는 '기업구단 최초 강등'의 굴욕과 함께 K리그2로 떨어진 부산은 그 후 매년, 승격을 향한 담금질을 반복해왔다.
강등 첫 해인 2016년은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막판 대반격에 나서 5위로 리그를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강원FC에 패하면서 승격을 향한 도전이 불발돼 한 시즌 더 K리그2에서 보내게 됐다. 2017년에는 대전 시티즌을 강등 1시즌 만에 1부리그로 복귀시켰던 고 조진호 감독 지휘 하에 승격을 노렸으나 이번에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주저앉았다.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였던 K리그1 11위 상주 상무에 1차전을 0-1로 내주고,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끝내 패해 또다시 분루를 삼켜야했다.
지난 시즌도 시작은 의욕적이었으나 결국 마지막 승강 플레이오프가 발목을 잡았다. 다시 한 번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대전을 꺾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선 부산은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던 FC서울을 만나 1차전서 1-3 역전패를 당했다. 이후 2차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2시즌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격이 좌절되는 악몽과 같은 기록을 만들었다.
2년 연속으로 경험한 승강 플레이오프 좌절의 기억은 부산에 트라우마나 마찬가지였다.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에 강등의 아픔을 안겼던 조 감독을 데려와 지휘봉을 맡기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었던 이기형(45) 코치와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 노상래(49) 코치 등 K리그1에서 감독직을 경험한 호화 코치진을 선임해 승격에 '올인'했다. 이정협(28)을 필두로 한 선수단의 스쿼드도 여느 1부리그 팀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말 그대로 승격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승격 드림팀'이었다.
올 시즌 두팀의 상대 전적은 1승 2무 1패로 호각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광주의 돌풍 앞에 우승을 내주고 만 부산은 이제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한 승격에 다시 한 번 도전해야 한다. 두 번이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던 쓰린 경험을 바탕으로 만반의 준비를 기울였다. 올 시즌 안양과는 4경기에서 1승2무1패로 호각세를 기록 중인 만큼, 자칫하다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남해로 훈련까지 떠나며 필승을 다짐했다. 직행에 비해 상당히 돌아가야하는 길이지만, 조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선수단의 각오를 앞세워 승격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이번 플레이오프 승자는 같은 날 결정될 K리그1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격 여부를 결정짓는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12월 5일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 팀 홈 경기장에서 1차전을 치른 뒤 8일 K리그1 11위 팀 홈 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2차전 합계 1승1패로 승 수가 같아질 경우 2경기 합산 득실차, 원정 다득점, 연장전, 승부차기 순으로 승리 팀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