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제주용암수'를 내놓고 국내 생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오그레놀라'로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이래 생수 사업을 또 다른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판매로 생수를 제2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주용암수로 생수 사업 도전장
오리온은 26일 서울 강남구 마켓오 도곡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오리온 제주용암수(530㎖·2ℓ)'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이 생수 시장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달 1일 출시되는 제주용암수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오리온이 야심 차게 내놓은 미네랄워터 브랜드다. 사람 몸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게 특징이다. 주요 미네랄 성분으로는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 62mg/ℓ, 나트륨 배출로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도움을 주는 칼륨 22mg/ℓ, 신경과 근육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 9mg/ℓ 등을 담았다. 국내 시판 중인 일반 생수 대비 칼슘은 13배, 칼륨 7배, 마그네슘은 2배가 많다는 게 오리온 측의 설명이다.
또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몸의 산성화를 겪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pH 8.1~8.9로 약알칼리화했다.
가격은 530㎖ 편의점 기준 1000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생수 시장 1위 제주삼다수(500㎖)보다 50원 비싸다. 수입 미네랄워터인 '에비앙(1600원)'과 품질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제품 출시를 맞아 내달 1일부터 오리온 제주용암수 가정배송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정기배송을 신청하는 소비자들에게 530㎖ 60병 체험팩을 준다. 친구 3명에게 가정배송 앱을 추천하고 정기배송 주문 시 4회차마다 무료 증정 혜택을 제공해 25%에 달하는 할인율을 적용한다. 2ℓ 제품은 12월 중 프로모션을 개시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 공략…수익금 제주에 환원
오리온은 국내 생수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인 후 중국·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먼저 내년 상반기 중 오리온이 보유한 중국 영업망과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이미 지난 10월 제품 출시 전부터 아름다운 디자인, 미네랄워터로서의 강점 등 제품력을 인정받아 중국 2대 커피 체인인 ‘루이싱 커피’에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생수 시장 규모는 252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올해 국내 시장 규모 추정치인 1조원보다 약 30배 이상 크다. 중국 시장 진출 이후에는 베트남 시장 영업망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베트남 물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2017년 1억2700만 달러(약 1494억원)에서 2020년 1억7800만 달러(약 2094억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제주용암수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생수 브랜드와 경쟁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제주용암수는 오리온이 제과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 도약하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터지는 생수 시장
오리온의 가세로 국내 생수 시장 격전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삼다수가 40.5%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그 뒤를 롯데칠성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 등이 뒤따르고 있다.
그밖에 점유율이 다소 낮지만, 하이트진로의 석수, 동원F&B 동원샘물, 풀무원샘물 등도 점점 생산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정수기를 설치하는 것보다 생수를 사 먹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생수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해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자체브랜드(PB) 생수 제품을 통해 최저가 경쟁에 돌입,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후발주자들의 점유율이 치솟자 삼다수도 출시 21년 만에 최초로 1+1 행사를 진행하며 자존심을 내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