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고객 닉네임 등록 서비스인 '콜마이네임'이 젊은층에 새로운 놀이 문화가 되는 분위기다. 남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재기발랄한 닉네임을 설정했다가 스타벅스에서 '등록 제한'이 되면 이를 캡처해 SNS에 올리고 인증받는 식이다. 이들 중에는 스타벅스에서 등록 제한이 되지 않으면 아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신의 닉네임이 재미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닉네임 사용금지' 인증…젊은 층에서 인기
최근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스타벅스 앱에 '콜마이네임 등록 제한 인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콜마이네임 서비스란 스타벅스 카드 또는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는 경우 스타벅스 직원인 파트너가 영수증 번호 대신 고객이 설정한 닉네임을 부르는 것이다. 보통 자신의 별명이나 애칭 등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따금 발음이 무척 어렵거나 파트너를 당황하게 할 수 있는 닉네임도 종종 설정된다.
온라인상에 떠도는 숱한 등록 제한 인증 글만 봐도 확인이 된다. 지난 25일 온라인 사이트인 '유머1번지' 게시판에는 '오지마십쇼'라는 닉네임을 설정했다가 스타벅스로부터 바꾸라는 메일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주말에뭐해요' '반성하세요' '박보검닮은' 등의 닉네임을 설정했다가 거부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타벅스 파트너는 음료가 나왔을 때 '고객님'또는 '님'을 뒤에 붙인다. "박보검 닮은 고객님"이라고 부를 경우 고객은 물론 파트너도 당혹스러울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 모니터링 담당을 두고 등록 제한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고객 이름을 묻고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 스타벅스의 원칙이다. 하지만 한국은 고객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원치 않는 분도 있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콜마이네임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닉네임은 파트너와 고객의 소통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상대방이 당황하거나 무안할 수 있는 닉네임은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의 계절'에는 닉네임 차별 논란도
콜마이네임 서비스가 인기를 끌다 보니 오해도 산다. 특히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정치의 계절에는 "왜 특정 후보의 이름은 사용하지 못하느냐"는 차별 논란에 시달린다.
19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스타벅스 앱에서 닉네임을 설정할 때 문재인 후보의 이름과 별명 등이 제한된다. 반면 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등 경쟁 후보의 이름과 별명은 닉네임 설정이 된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문재인을 비롯해 '어대문('어차피 대세는 문재인' 등의 닉네임은 막았으나 홍 후보와 관련된 '레드준표', 안철수 후보의 별칭은 '갑철수' 등은 등록을 허락했다. 일부에서 스타벅스가 특정 정치인을 선호하거나 불호하는 것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게 된 계기였다.
지난 4월에는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이 스타벅스를 향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닉네임으로 '박근혜키즈'를 설정했는데, 갑자기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콜마이네임이 또 한 번 정치권에 소환될 날도 머지않았다. 5개월 뒤인 2020년 4월에 21대 총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14년 3월 이후 정치인·정당 등을 직접 비하하거나 지지하는 단어나 문장은 금칙어로 지정됐다"며 "처음에는 등록이 됐던 닉네임도 향후 모니터링으로 금지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벅스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선호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부디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