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에 큰 족적을 남긴 김경문(61) 대표팀 감독과 류현진(32) 배영수(38)가 한자리에 모였다.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류현진과 배영수는 특별상을, 김경문 감독은 공로상을 수상했다. 국내외 무대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인 야구인에게 주어지는 의미 있는 상이다.
김경문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전임 사령탑에 '소방수'로 나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예선으로 치러진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예선 라운드를 3전 전승으로 마친 뒤 지난달 15일 멕시코전 승리로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비록 결승전을 포함한 마지막 두 경기에서 일본에 모두 졌지만, 준우승이라는 성적표와 동시에 젊은 대표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이끈 지도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두 번째 '금메달 신화'에 도전한다.
특별상은 공동 수상이다.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의 특별상 '단골 수상자'인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올해 한국 야구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LA 다저스 소속으로 올해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코리안 메이저리거로는 최초로 올스타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선 아시아 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1위 표를 한 장 받는 등 총점 88점을 획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들이 직접 뽑은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상세도 2위에 선정됐다. 그만큼 잊지 못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FA를 앞두고 커리어 하이를 찍으면서 자신의 주가를 한층 올려 이번 겨울 그의 행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류현진은 "선발로서 30경기 출전 목표를 세웠는데 29경기에 등판해 일단 만족한다.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은 시즌이다"고 말했다.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이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배영수가 특별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시종 기자
배영수는 인상 깊은 마지막 등판을 갖고 현역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배영수는 10월 26일 키움과의 한국시리즈(KS) 4차전 연장 10회에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는 팀의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투수'로 기록되는 동시에 자신의 프로 생활 '마지막 등판'으로 남았다. 배영수는 박병호와 제리 샌즈 등 강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 11-9 리드를 지키며 두산의 통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KS 최고령 세이브(38세 5개월 22일)를 새롭게 수립했고 아울러 KS 25번째 등판으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2000년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해 정규시즌 MVP와 다승왕,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현역 최다승(138승) 투수' 배영수는 미련 없이 현역 은퇴를 택했다. 배영수는 "야구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게 KS 마지막 투수다. 정말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여전히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배영수는 이날 기량발전상 시상자로 나서 자신의 마지막 공을 받은 두산 후배 포수 박세혁에세 직접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네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