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까지 내걸며 야심차게 준비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가 첫 회부터 삐걱거렸다.
첫 회는 이 프로그램이 론칭하기까지 과정부터 보여줬다. 이동욱은 어릴 적부터 주병진·이홍렬 등의 토크쇼를 보며 자신도 언젠가 호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야심찬 포부는 몇 분이 지나 드러났다. 고품격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뚜껑을 열어본 첫 회는 '굳이 토크가 하고 싶었을까'다. 가장 놀라운 건 반말이었다. 공유와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공유 씨라고 하겠다는 말과 반대로 방청객에겐 반말을 내뱉었다. 공유가 등장하고 방청객들이 환호하자 "니네 조용히해. 나 나올 때보다 소리가 다섯배는 커"라고 외쳤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개그라지만 "니네"라는 표현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토크쇼는 호스트, 즉 MC의 역량이 중요하다. 우리가 아직도 기억하는 '쟈니윤쇼' '이홍렬쇼'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김혜수 플러스유' 모두 MC들의 자질이 좋아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승연이나 김혜수도 당시에는 신인으로 분류됐지만 노련한 진행 솜씨를 보여줬다.
이동욱한테 바라는 게 크진 않았다. 과거 '강심장'을 진행했지만 정통 토크쇼와 색깔이 달랐기 때문에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가 괜찮을까는 의문이었다. 첫 회는 공유와 장도연이 살렸다. 장도연은 두 사람과 멀리 떨어져 앉아서도 한 마디 던지는 유머로 웃음을 책임졌다. 공유는 등장만으로 포스가 남달랐다. 워낙 예능과 담 쌓고 지내던 배우라 출연만으로 존재감이 컸다. 이동욱은 임팩트 없었다. 공유와 친분으로 섭외했다는 설명만 남는다.
공유 출연 첫 회는 다음주까지 이어진다. 공유가 출연했으니 뭐라도 해보겠다는 제작진은 이것저것 상황을 많이 만들었다. 이쯤되는 공유가 안 나오면 토크쇼가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하다.
시청률은 무난했다. 드라마 '시크릿 부티크' 후속으로 전국시청률 4.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다만 이 시청률이 12회 내내 유지될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