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본 2019 MAMA, 지적 대상 '원투쓰리'

 
돔에서 왜 했는지 모를 공간 활용
 
4만 객석은 빈 틈이 없었다. 방탄소년단의 유일한 해외 시상식이니 어느 정도 티켓 확보는 예상했지만 공연장에 들어오지 못 한 관중도 수천명에 이를만큼 열기는 뜨거웠다. 그렇다면 그 열기는 고스란히 전달됐냐가 관건이다. MAMA는 올해 최초로 돔을 선택했다. 돔의 최대 장점인 관객 수용력은 성공했다. 그러나 무대 활용 능력은 분명 아쉬웠다. 크고 웅장한 무대 반대편에 가수들의 대기석이 마련됐다. 시상부터 큰 무대가 아닌 대기석에서 이뤄졌다. 시상자가 호명하고 가수가 상을 받는 동선이 30발자국도 안 될 정도로 가깝다. 상 받는 사람들이 가는 시상식이라지만 이토록 긴장감이 떨어질 수 없다. 호명과 함께 큰 무대를 가로질러 트로피를 손에 들던 모습은 없었다. 그렇다고 구성 시간이 큐시트와 일치한 것도 아니다. 최종 종료시간은 큐시트보다 20분 가까이 지연됐다. 몬스타엑스가 스포츠카를 타고 입장했고 방탄소년단이 '소우주'를 부를 때 리프트를 사용한 것 외 돋보인 장치는 없었다. 한국인도 많은 현장에서 들려온 수군거림은 '왜 돔에서 개최했을까'가 대부분이었다.

 

시그니처인 합동 무대의 몰락
 
MAMA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컬래버레이션이다. 키스신으로 화제가 된 이효리와 빅뱅부터 스티비원더와 효린·존 레전드와 티파니·일비스와 크레용팝·모모랜드와 마미손·태민과 선미 등 아티스트간 합동 공연이 MAMA를 즐기는 이유다. 올해는 어떤 신선한 조합이 무대를 뒤흔들까가 관전포인트다. 올해는 박진영과 마마무의 협업이 전부였다. 화사가 등장해 무대를 한 뒤 박진영과 오버랩되더니 비닐 의상을 입은 둘이 끈적끈적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묘하게 닮은 두 아티스트의 공연은 완벽했고 이를 바라보는 갓세븐 잭슨의 심란한 표정까지 화제였다. 협업은 그게 전부였다. 신인 원어스·에이티즈가 패기 가득한 커버 공연을 했지만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연말 특집에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었다. 두아 리파와 화사 공연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각자의 공연은 완벽했으나 합동 무대를 기다린 팬들에게는 12% 부족했다. 팝스타 두아 리파의 존재감도 미미했다. 레드카펫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어 조명 받았지만 막상 본 공연은 2부 첫 순서로 주목도가 높지 않은 곳에 배치했다.
 

보컬리스트 및 불참 가수 대거
 
화려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AMA라지만 보컬이 돋보이는 공연 하나 없었다. 찬 물을 끼얹는다 생각할 수 있지만 웅장함 나고야돔에서 듣는 발라드는 또 다르다. 올해 손꼽히는 발라드 중 폴킴·태연·볼빨간사춘기·잔나비·장범준·다비치·헤이즈 등이 있었으나 울려 퍼진 노래는 없었다. 보컬과 관련된 수상 부문도 꽤 있다. 헤이즈는 수상까지 했으나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지적만 했을 뿐 공연은 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공연 시간도 짧아졌다. 과거 1·2·3부로 나뉘어 다섯시간 넘는 긴 러닝타임을 자랑했지만 이번에는 20분 딜레이를 감안해도 네 시간이 넘지 않았다. 러닝타임이 줄었다는 건 구성한게 없고 볼거리가 없었다는걸 증명한 꼴이 됐다. 불참 가수도 많았다. 태연·백현·볼빨간사춘기 등이 보이지 않았고 이들은 사전수상으로 소감을 대체했다. 이 와중에도 이소라는 슈가와 부른 '신청곡'으로 베스트 컬래버레이션을 수상했으나 소개 조차 끊겨 현장에서 팬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논란으로 참석하지 못 한 아이즈원과 엑스원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현장에서 두 팀의 영상이 온에어될 때마다 객석은 열광했다. 특히 엑스원 팬들은 시상식 후에도 밖에 모여 플래카드를 흔들며 자리를 떠나지 못 했다.
 
나고야(일본)=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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