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 선정부터 힘들었고 다른 해에 비해 늦게 정해져 준비기간이 길지 않았던 2019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4일 끝났다.
한일간 민감한 시기에 개최지를 나고야로 선정한 것부터 말이 많았지만 엔화벌이 혹은 문화교류라는 포장지로 잘 감쌌다. 행사는 큰 사고없이 끝났지만 MAMA 최초 돔 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현장감은 물음표를 그리게 했다. 안방 1열까지 전해지지 않은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사진 = Mnet 제공
돔에서 왜 했는지 모를 공간 활용
4만 객석은 빈 틈이 없었다. 방탄소년단의 유일한 해외 시상식이니 어느 정도 티켓 확보는 예상했지만 공연장에 들어오지 못 한 관중도 수천명에 이를만큼 열기는 뜨거웠다. 그렇다면 그 열기는 고스란히 전달됐냐가 관건이다. MAMA는 올해 최초로 돔을 선택했다. 돔의 최대 장점인 관객 수용력은 성공했다. 그러나 무대 활용 능력은 분명 아쉬웠다. 크고 웅장한 무대 반대편에 가수들의 대기석이 마련됐다. 시상부터 큰 무대가 아닌 대기석에서 이뤄졌다. 시상자가 호명하고 가수가 상을 받는 동선이 30발자국도 안 될 정도로 가깝다. 상 받는 사람들이 가는 시상식이라지만 이토록 긴장감이 떨어질 수 없다. 호명과 함께 큰 무대를 가로질러 트로피를 손에 들던 모습은 없었다. 그렇다고 구성 시간이 큐시트와 일치한 것도 아니다. 최종 종료시간은 큐시트보다 20분 가까이 지연됐다. 몬스타엑스가 스포츠카를 타고 입장했고 방탄소년단이 '소우주'를 부를 때 리프트를 사용한 것 외 돋보인 장치는 없었다. 한국인도 많은 현장에서 들려온 수군거림은 '왜 돔에서 개최했을까'가 대부분이었다.
시그니처인 합동 무대의 몰락
MAMA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컬래버레이션이다. 키스신으로 화제가 된 이효리와 빅뱅부터 스티비원더와 효린·존 레전드와 티파니·일비스와 크레용팝·모모랜드와 마미손·태민과 선미 등 아티스트간 합동 공연이 MAMA를 즐기는 이유다. 올해는 어떤 신선한 조합이 무대를 뒤흔들까가 관전포인트다. 올해는 박진영과 마마무의 협업이 전부였다. 화사가 등장해 무대를 한 뒤 박진영과 오버랩되더니 비닐 의상을 입은 둘이 끈적끈적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묘하게 닮은 두 아티스트의 공연은 완벽했고 이를 바라보는 갓세븐 잭슨의 심란한 표정까지 화제였다. 협업은 그게 전부였다. 신인 원어스·에이티즈가 패기 가득한 커버 공연을 했지만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연말 특집에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었다. 두아 리파와 화사 공연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각자의 공연은 완벽했으나 합동 무대를 기다린 팬들에게는 12% 부족했다. 팝스타 두아 리파의 존재감도 미미했다. 레드카펫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어 조명 받았지만 막상 본 공연은 2부 첫 순서로 주목도가 높지 않은 곳에 배치했다.
보컬리스트 및 불참 가수 대거
화려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AMA라지만 보컬이 돋보이는 공연 하나 없었다. 찬 물을 끼얹는다 생각할 수 있지만 웅장함 나고야돔에서 듣는 발라드는 또 다르다. 올해 손꼽히는 발라드 중 폴킴·태연·볼빨간사춘기·잔나비·장범준·다비치·헤이즈 등이 있었으나 울려 퍼진 노래는 없었다. 보컬과 관련된 수상 부문도 꽤 있다. 헤이즈는 수상까지 했으나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지적만 했을 뿐 공연은 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공연 시간도 짧아졌다. 과거 1·2·3부로 나뉘어 다섯시간 넘는 긴 러닝타임을 자랑했지만 이번에는 20분 딜레이를 감안해도 네 시간이 넘지 않았다. 러닝타임이 줄었다는 건 구성한게 없고 볼거리가 없었다는걸 증명한 꼴이 됐다. 불참 가수도 많았다. 태연·백현·볼빨간사춘기 등이 보이지 않았고 이들은 사전수상으로 소감을 대체했다. 이 와중에도 이소라는 슈가와 부른 '신청곡'으로 베스트 컬래버레이션을 수상했으나 소개 조차 끊겨 현장에서 팬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논란으로 참석하지 못 한 아이즈원과 엑스원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현장에서 두 팀의 영상이 온에어될 때마다 객석은 열광했다. 특히 엑스원 팬들은 시상식 후에도 밖에 모여 플래카드를 흔들며 자리를 떠나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