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5년 만에 외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외인의 적응력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롯데 제공 재도약을 노리는 롯데는 새 얼굴로만 외인 엔트리를 구성했다. 이력과 잠재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로 기대감을 모은다. 관건은 실력 발휘. 팀 자원에서 적극적으로 타국 생활의 적응을 유도해야 한다.
롯데는 2015시즌을 앞두고 외인 3명을 전부 교체했다.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와의 결별은 예견됐다. 그러나 이전 두 시즌(2013~2014년) 동안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며 두 자릿수 승수까지 챙긴 크리스 옥스프링과 쉐인 유먼과의 동반 결별은 예상 밖이었다. 1970년대 출생인 두 투수보다 어리고, 잠재력도 있는 조쉬 린드블럼(1987년생), 브룩스 레일리(1988년생)를 선택했다. 타자는 텍사스 출신 유망주 짐 아두치를 영입했다.
당시 롯데는 사장과 단장, 그리고 감독까지 교체하며 쇄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외인 구성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안목은 탁월했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모두 KBO리그에서 다섯 시즌 동안 뛰며 장수 외인 반열에 합류했다.
2019년 겨울, 롯데의 상황은 5년 전과 비슷하다. 새 단장과 감독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외인도 모두 교체했다. 이미 지난달 타자 딕스 마차도(27), 투수 애드리안 샘슨(28)을 영입했다. 마차도는 전임 앤디번즈보다 한 수 위에 기량을 인정받는 야수다. 샘슨은 2019시즌에 빅리그에서 선발로만 15번 등판했다.
레일리는 재계약이 전망됐다. 그러나 선수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노렸고, 연봉 협상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결국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빅리그에서만 140번 선발로 나서서 44승을 기록한 댄 스트레일리(31)를 영입했다. 2016~2017시즌에 모두 10승 이상 올린 투수다. 화려한 이력은 레일리와의 결별 여파를 지워버렸다.
롯데는 오프시즌 주인공이다. 새 단장의 성과와 화제성은 단연 돋보인다. 새 외인들도 의구심보다 기대가 높다.
변수까지 다스린다면 장밋빛 미래가 구현될 수 있다. 외인 선수 적응 얘기다. 으레 거론되는 단어지만, 외인 농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선수일수록 타국 생활과 아시아 리그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입성 전까지는 적극적인 문화 수용 의지를 보인 선수도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향수병에 시달렸다.
그래서 각 구단은 가급적이면 외인을 전면 교체하지 않으려고 한다. 3명 모두 재계약이 불가한 기량이라면, 한 명 정도는 남겨 새 얼굴들과 새 무대 사이 가교 역할을 맡긴다. 롯데도 같은 이유로 레일리의 재계약을 결정한 시즌이 있다. 레일리는 과묵하고 진중한 성향이지만 KBO 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에게 많은 도움을 줬었다.
롯데는 이전에도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 실패 사례로 남은 외인이 있다. 2014시즌에 뛴 타자 히메네스는 태업 논란이 있었고, 2017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파커마켈은 수면 부족 문제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구단도 밝히기 꺼린 개인 문제도 있었다. 2018시즌에 뛴 펠릭스 듀브론트도코칭 스태프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마운드와 타석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는 장기 레이스의 일부다. 모든 생활 요소가 변수다. '선배' 외인이 없는 롯데는 구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선수의 적응 유도를 이끌어야한다. 단장이 외인과 소통이 원활하고, 외국인 코치가 많은 점은 고무적이다. 국내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외인과 소통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몇몇 파이팅 넘치는 선수들이 종종 외인 선수와 정서적 교감을 시도하려는 모습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