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 골든디스크어워즈' 디지털 음원 후보에는 무명에서 하루아침에 음원강자로 급부상한 가수들이 대거 올랐다. 음원 차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가요계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심사단의 평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차트에는 미미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대형 팬덤의 아이돌 스타나 전통의 음원강자로 꼽혀온 가수들을 제치고 차트 1위의 기염을 토한 새로운 얼굴들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은 가수들은 억울함을 호소했고, 문화체육관광부까지 관련 조사에 나섰으나 "사재기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는 보류 입장을 내놓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8월부터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콘텐츠공정상생센터에 신고창구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적발 건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트 불신 속에서 진정한 옥석을 가려낼 골든디스크어워즈는 내년 1월 4일,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송하예
후보곡: 니 소식
JTBC 'Made in U', SBS 'K팝 스타2'를 거쳐 2013년에 데뷔한 송하예는 올해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니 소식'으로 역주행에 성공했고 지난 10월 낸 '새 사랑'으론 멜론 실시간 차트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역주행 했다는 그간의 사재기 의혹 가수들과의 공통점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또 송하예가 참여한 tvN '호텔 델루나' OST가 음원 공개 전 유튜브 커버 영상부터 올라오면서 사재기 의혹이 더 심해졌다. 송하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말도 안 되는 억측과 비난들이 억울하다. 법적 대응을 통해 사실이 꼭 밝혀지길 바란다"며 심경을 고백했다.
악동뮤지션(AKMU)
후보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악뮤가 멤버 찬혁의 군 제대 후 2년 만에 정규 앨범 '항해'를 발매하고 차트를 휩쓸었다. 이번 앨범 역시 찬혁이 전곡 작사·작곡했고 수현은 수록곡 '작별 인사'의 편곡자로 이름을 올렸다. 10월 가온차트 3관왕에 오른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2017년 찬혁이 페스티벌에서 미완성곡으로 선보인 노래다. 미니멀한 편곡을 통해 대중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일간차트 1위 최장 기록(누적 30회, 12월 16일 기준)까지 세우며 차트 최상위권에서 롱런 중이다.
엔플라잉
후보곡: 옥탑방
지난 1월 발매 당시 일간 순위 1000위권 밖이었던 '옥탑방'은 역주행에 성공하며 차트인을 하더니, 끝내 실시간 음원차트 1위까지 올랐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누적 스트리밍 1억 카운트를 달성하고 플래티넘 인증도 받았다. 엔플라잉에겐 데뷔 4년만에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안겨준 소중한 곡이다. 작사, 작곡한 리더 이승협은 "자극적인 노래들 사이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고, 담백하며 진심이 담겨 있다. 이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라면서 "너무 꿈만 같고, 실감이 안 났다. 월드컵 보는 것처럼 매 순간이 벅차고 기대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엠씨더맥스
후보곡: 넘쳐흘러
3년 만에 정규 9집 'Circular'(써큘러)로 컴백해 여전한 음원파워를 보여줬다. 타이틀곡인 '넘쳐흘러'를 비롯해 수록곡 '사계'(하루살이), '시간을 견디면',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 등 트랙이 고루 사랑받았다. 34회 골든디스크어워즈 후보곡이 된 '넘쳐흘러'는 가온차트 상반기 집계 1위를 차지하고 가장 사랑받는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노래방을 즐기는 팬들 사이에선 높은 음역대의 멜로디 때문에 '고음이 넘쳐흘러'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우디
후보곡: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발매 당일엔 멜론 실시간 차트 진입에 실패한 노래인데, 하루 지난 밤 11시에 97위로 진입했다. 이후 매주 차트를 거슬러 올라 발매 일주일도 안 돼 실시간 차트 1위라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SBS '인기가요'에서는 엑소, 청하와 대결해 1위 트로피를 안아 사재기 의혹에 불을 지폈다. 프로듀서 프라임보이로부터 표절설까지 제기되는 등 곡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사재기 의혹에 대해 소속사 메이저나인은 "범죄 행위를 저지른 바 없으며 의혹에 대한 부분도 모두 사실이 아니기에 법적 고소 및 조사 절차를 통해 명백히 소명할 것"이라며 법적대응 및 관계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윤건
후보곡: 너도 그냥 날 놓아주면 돼
윤건이 또 하나의 명품 발라드로 '감성장인' 수식어를 공고히 했다. '너도 그냥 날 놓아주면 돼'는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스트링 편곡이 매력적인 노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별의 아픔을 섬세한 노랫말에 담았다. 후배들과 유튜버들의 커버 영상이 쏟아지며 입소문을 냈다. 윤건도 직접 SNS에 악보를 올려 커버 열풍에 힘을 실었다. 박상민, 세븐틴 승관 등이 부른 버전도 유튜브 등에서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