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꿈을 이뤘다. 명문 구단 세인트루이스에 입단 했다. 사진 = MLB.com 캡쳐 김광현(31)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 명문 구단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김광현의 미국 출국이 알려지고 불과 하루 만에 계약 성사라는 낭보까지 전해졌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에릭 굴드 기자가 18일(한국시간) 새벽 "세인트루이스와 김광현이 계약했다"고 전했고, 바로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 회견에 참석한 김광현의 모습까지 전파를 탔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총액은 800만 달러. 전망을 상회하는 계약이다. USA 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연간 150만 달러의 인센티브도 있다고 한다. 총 1100만 달러 수준이다. 2019 KBO 리그 MVP 조쉬 린드블럼이 밀워키에 입단하며 기간 3년, 총액 912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린드블럼은 한국 무대 입성 전후에 메이저리그에서 뛴 이력이 있다. 이 점은 감안하면 세일트루이스가 김광현에게 부여한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평균 액수는 김광현이 더 많다.
현지 언론은 김광현이 좌완투수라는 점을 주목했다. 2016시즌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하이메 가르시아 이후 30경기 이상 선발로 나선 좌완 선발이 없다. 2019시즌도 162경기 가운데 두 경기에 불과하다. 우완 편중 선발진에 김광현이 다양성을 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광현과 기자회견에 동석한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고, 한국 무대에서 네 번이나 소속팀을 챔피언에 이끈 선수가 세인트루이스에 왔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그를 (김광현의 이니셜)KK로 부르려 한다"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빠른 속구와 강력한 슬라이더를 갖춘 선수다. 좌완 투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좋은 선수와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광현도 각오를 전했다. 그는 "무척 기대되고 떨린다. 2020시즌이 나에게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며 설렘을 전했다. 보직 선호를 묻는 질문에는 "선발이 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면서도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 정해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리그 대표 좌완 투수인 김광현은 두 번째 도전 만에 빅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2014년에도 포스팅을 신청했지만, 최고액을 써낸 샌디에이고의 헐값 조건 제시에 국내 리그 잔류를 선택했다.
그러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기를 가진 뒤 이전보다 내구성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두 시즌(2018~2019년) 연속 2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SK와의 계약 기간은 남아 있었지만, 재도전 적기라고 생각한 그는 구단과의 상담을 통해 승낙을 받아냈고, 결국 좋은 조건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선수가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입성한 건 2013년 류현진(6년 3600만 달러), 2015년 강정호(4년 1100만 달러), 2016년 박병호(4년 1200만 달러)에 이어 김광현이 네 번째다. 김광현은 KBO 리그에서 달던 29번 대신 33번을 등번호에 새겼다. 새 도전이 시작됐다.